뻔뻔한 사회, 좀 먹는 한국의 미래
뻔뻔한 사회, 좀 먹는 한국의 미래
  •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 승인 2022.12.13 2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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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기본이 서는 사회 아쉬워”
"국민 민도가 세계 최강되는 그런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자"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세종=뉴스봄]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0.9%(476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를 뽑았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과이불개’는 ‘논어’의 ‘위령공편’에 처음 등장한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고 했다.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 3년에도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 것에 대해 신료들이 반대했지만 과실 고치기를 꺼려 고치지 않음을 비판했다”며 나온다. 과이불개를 선택한 교수들의 선정 이유는 각양각색이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잘못’과 같은 답변이 많았다.

한국 정치의 후진성과 소인배의 정치를 비판한 “현재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40대·사회)”나 “여당이 야당 되었을 때 야당이 여당 되었을 때 똑같다(60대·예체능)”는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과이불개에 이어 2~5위 사자성어로는 ▲욕개미창(欲蓋彌彰·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 14.7%(137표) ▲누란지위(累卵之危·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움) 13.8%(129표) ▲문과수비(文過遂非·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 13.3%(124표) ▲군맹무상(群盲撫象·눈먼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말하다) 7.4%(69표) 등이 선정됐다.

이처럼 우리 사회가 갈수록 뻔뻔해져 가고 있다. 인의예지(仁義禮智)의 기본도 안 지켜지고 있다는 의미다. 맹자(孟子)의 4단(端)을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기본이 서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다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회, 서로 양보하고 미안해하는 사회, 옳고 그름을 양심적으로 인정하는 사회, 겸손과 배려가 있는 사회 말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눈 씻고 봐도 볼 수 없는 무지막지한 얼굴 두꺼움이 판치는 세상이 됐다. 우리가 미래의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국가 정체성이 혼미한 상황에 와 있다. 국가의 존망을 염려해야 하는 아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다. Everybody business is Nobody business.’라는 말이 있다. 지금 한국 사회가 꼭 이런 상황에 놓여있다.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저 순간의 면피나 할 요량으로 시간과 상황을 기다리고, 피해가는 교조적이고 야비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자. 아주 사소한 것부터라도 원칙에 충실한 것이 최고의 가치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를 만들자. 그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나가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아지듯이 정치권부터 경각심을 갖고 국민계몽 운동을 해 나가자. 학교는 기본 생활 습관과 인간의 기본적 인격 수양의 교육과정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교육의 전당이 될 수 있도록 수범을 보이자.

그리하여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자. 축구에서만 16강 진입을 축하할 것이 아니라, 국민 민도가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

이제 실행할 날만 남았다. 시간은 우리를 결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지만 국가의 흥망의 기로에서 주춤거릴 시간이 없다.

‘고지가 바로 저기다. 예서 말 수는 없다. 넘어지고 깨어지더라도 우리는 가야 할 겨레가 있다’ 대한민국이 나간다. 저리 비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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