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이론’ 기본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산삼이론’ 기본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 홍영선
  • 승인 2018.12.1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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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제정 ‘산양삼 법’은 엉터리”

[뉴스봄 = 홍영선 칼럼니스트] 15년쯤 전인가 충북 보은군의 속리산에 송이버섯을 따러 간 적이 있습니다.

충북 보은군에 살고있는 제자가 인솔한다기에 일행들과 함께 산행을 했는데 딱 한개 밖에 따지 못하고 산을 따라 하산하는데 중간에서 속칭 송이버섯관리자라는 사람들과 조우하게 됐습니다.

배낭을 검사한다, 몸수색을 한다 하면서 시비가 붙었는데 이것도 인연이라고 오해가 풀릴 때쯤 산삼 얘기로 넘어가면서 그 사람들 중 한 명이 야생F1, 야생F2라는 생소한 명칭을 사용하는 겁니다.

그거 무슨 명칭이냐고 물어보니 “인터넷에서 한서심마니 홍영선 심마니가 주장한 산삼이론”이라는 겁니다.

필자인 저는 야생1대삼, 야생2대삼이라고 했는데, 이게 벌써 의자왕이 아닌 걸상왕이 돼 있었던 현상에 황망한 필자는 하산하다 이름 모를 계곡물에 홀딱 빠졌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어쩌다 약초꾼이나 채삼꾼이나 얼치기심마니들을 만나면 앞뒤 틀린 요상한 산삼이론을 듣게 됩니다.

그중 하나가 “산삼씨를 받아 깊은 산속에서 몰래 키운 삼이 장뇌삼”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말을 곱씹어 풀어 보면 정작 산삼은 없어지는 기현상을 보게 됩니다.

어차피 받아 심은 씨앗이 산삼씨앗인데 깊은 산속에서 몰래 키운 것이 장뇌삼이면 도대체 진짜 산삼은 어떤 산삼이 정말 진짜 산삼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인삼포의 인삼씨앗을 새가 먹고 산에 배설해서 자생하면 야생삼이고 인삼씨앗을 사람이 산에 뿌려 자생하면 산양삼이라 하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설명인지 아시는 분 있으면 이해 좀 시켜 주세요.

진짜 최악의 앞뒤 틀린 설명은 바로 이겁니다.

산양삼은 임야에서 스스로 자란 삼이 산양삼이라는데 한국임업진흥원의 산양삼 홈피에는 산양삼이 재배삼으로 분류가 돼 있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처음 즉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겁니다. 기본을 망각하고 바늘허리에 줄 묶어 사용했다는 겁니다.

산양삼 법이 제정될 때 전통심마니들의 의견을 묵살한 결과입니다. 중간에라도 잘못된 점을 시인하고 수정했어야 하는데 누더기 옷에다 허리 묶은 바늘로 꿔맨 결과라는 겁니다.

주구장창 피 터지게 외친 전통심마니들의 의견 중 하나가 ‘산림청에서 직접 산양삼 종묘장과 산양삼 채종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전국의 기존 장뇌삼업자들을 전수 조사해 전통심마니들의 조언을 받아 육안감정을 해서 가장 좋은 씨앗과 묘종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지만 내용만 인지하고 또 바늘허리에 끈을 묶었지요.

그럼 따져 볼까요?

똑같은 야생 1대삼입니다. 한쪽은 산속에서 정착한 토종고려인삼의 개갑하지 않은 장뇌삼씨앗의 야생1대삼입니다.

다른 한쪽은 토종인삼씨앗을 개갑하지 않고 직파한 야생1대삼이고, 마지막 한쪽은 개갑한 개량종인삼씨앗의 야생1대삼입니다.

어떤 차이가 날까요?

지금 당장 아니 7~9년 사이에는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단지 10년이 지나면 그 차이가 확연히 납니다.

궁금하시면 산림청에서 직접 해 보세요. 산양삼 홈피에서처럼 ‘을’이 해 놓은 결과물을 날름 쳐드시지 마시고요.

독자분들은 어떤 야생삼이 가장 좋아 보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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