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상상의 경계 허물고, 자아와 타자의 연결 시도”
【대전=뉴스봄】 윤성덕 기자 = 가을의 문턱에서 ‘구름양치기와 아이스크림 궁전’(Shepherd of the Clouds and the Ice Cream Palace) 제하의 아케임(Akeim) 개인전이 24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대전 중구 선화동 소재 ‘공간55’에서 개최된다.
아케임은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간이라는 현상을 탐구하는 존재이자, 작가 임성희가 애니메이션 ‘아케인’에서 영감을 받아 명명한 그녀의 부캐이자 페르소나이다.
그녀의 작업은 끊임없이 자아와 외부 세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정체성의 여러 층을 탐구하는 여정으로 이어진다. 아케임의 작업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고, 자아와 타자의 연결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 ‘구름양치기와 아이스크림 궁전’은 일상의 사소한 행위에서 출발해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적 탐구로 확장된다. 거울을 바라보고, 구름을 응시하며, 박스를 주시하고 스마트폰을 살펴보는 등의 단순한 행동들은 우리 일상의 작은 단면을 구성하지만, 그 이면에는 끝없는 관찰과 해석의 가능성이 숨겨져 있다.
작업실 벽에 적힌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것’이라는 메모에서 출발한 이 전시는 반가사유상, 슈프림, 카우스의 부서진 피규어,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양한 오브제를 재해석하며, 현대적 키치의 감각을 독창적으로 풀어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거울로 만든 구름과 구슬을 엮어낸 설치 작품은 조니 미첼의 노래 ’Both Sides Now‘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이 작품은 거울의 반사와 구슬의 연결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풍경과 이중적 해석을 제안한다.
아케임은 이러한 설치작업을 통해, 거울이 비추는 자아와 그 왜곡된 반영 사이에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관람자들의 내면을 탐구하게 만든다.
이 전시는 관람자에게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내면의 직관을 따라 사물의 이중성과 문화적 맥락을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이의 아이 2024‘와 같은 회화작업은 디지털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본다’라는 행위의 본질 즉 우리의 시각적 경험이 어떻게 형성되고 왜곡되는지를 탐구한다.
관람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이며 일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
한편 ‘공간55’는 대전 중구 선화동에 자리잡은 전시장으로 작가가 직접 운영하는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artist run space)이다. 공간의 시작은 작가가 2012년 영국에서 처음 마련한 작업실 주소인 55번지에서 기인하고 있다.
기존 대관 전시공간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작가의 과정적 산물을 실험 할 수 있는 공간을 표방했으며 지역의 젊은 작가 지원 및 다양한 기획전을 실행하고 작가 및 작품의 아카이브를 지속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