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이 피면 산삼의 싹도 올라와
배꽃이 피면 산삼의 싹도 올라와
  • 홍영선
  • 승인 2019.03.06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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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심마니의 첫 산행은 꿈을 받아야 ~
배꽃과 함께 싹을 틔운 '고패삼'의 싱그러운 기운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배꽃과 함께 싹을 틔운 '고패삼'의 싱그러운 기운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뉴스봄=홍영선 칼럼니스트] 날씨가 갑자기 따듯해져 온갖 풍경이 봄이 왔다고 아우성이니 산을 타는 심마니들의 마음도 덩달아 급해집니다.

당장에라도 산에 가면 고패삼(사진 참조)이 나를 반길 것 같고 하루라도 늦으면 남들이 다 캐갈 것 같고 이리저리 마음만 심란해집니다.

아무리 그래도 산삼이 싹 트는 시기는 정해져 있기에 조근조근 심마니 봄 산행을 되짚어 봅니다.

먼저 산삼이 싹 트는 시기를 다들 궁금해하는데 지역별로 시차가 발생 되기는 해도 전통심마니들의 구전에 의하면 배꽃이 피면 산삼의 싹이 올라온다 전합니다.

대략 남부는 4월20일 경이고 중부는 5월1일 경이고 북부는 5월15일 경입니다.

그런데 웃프게도 심마니들은 이런 통계 자료나 정보를 잘 믿지 않습니다. 오직 발품과 본인의 경험과 직접 본 것만 믿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산삼 싹이 올라오건 말건 눈 녹자마자 일찍부터 산행 도구를 손질하며 수시로 산행을 합니다.

산행하다 보면 고사리도 나오고 두릅도 나오고 엄(음)나무 순도 나오고 먹거리 조금씩 뜯다 보면 어느새 산삼 싹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통심마니의 도구 마대.
전통심마니의 도구 마대.

산삼을 캐는 도구인 마대(사진 참조)도 정비하고 산삼을 담는 삼통도 준비하고 배낭에 필요한 물품을 넣어 완벽 준비를 마치면 산행 복장을 따로 장만해 봅니다.

이렇게 하는 건 일반 약초 산행이나 등산과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심마니 산행에는 아주 특별한 무엇이 존재합니다.

그건 꿈입니다. 전통심마니들이 첫 산행에서 꿈을 받지 못하면 그 해는 다사다난해진다 합니다.

혹시 이런 경험들을 산행하다 있었나요? 매번 가던 산인데, 산 같지도 않은 산인데도 불구하고 산행 초입에서 싸~~한 기운 아니면 왠지 산이 날 밀어낸다는 느낌 또는 누군가 뒤에서 부르는 묘한 기분 말입니다. 이런 때는 그 산에서 물러나는 것이 좋습니다.

산을 타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전통심마니의 정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면 한두번은 꼭 느꼈을 겁니다. 그건 바로 산이 날 받아 주지 않아서 입산을 승낙하지 않아서 그렇다 합니다.

꿈을 받을 때까지 산이 입산을 허락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도 전통심마니들이고 꿈을 주지 않으면 묘책을 써 처방하는 것도 전통심마니들입니다.

고로 꿈을 받아 산행하는 건 전통심마니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만반의 준비가 갖춰지면 작년에 채심한 산을 구광자리라 하고 처음 가는 산을 생자리라 하는데 구광자리를 가든 생자리를 가든 작금의 심마니들에게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 됩니다.

그동안은 알면서도 쉬쉬하고 관행이니 관습이니 하면서 구렁이 담 넘듯 넘겼지만 이제는 법적으로 송사가 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산삼을 캐는 일 바로 채심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문제를 조목조목 따져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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