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사태? 갈길 가는 대전시는 해외출장 러쉬
국가재난사태? 갈길 가는 대전시는 해외출장 러쉬
  • 구태경 기자
  • 승인 2019.04.12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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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부시장, 의장, 의원들...모두 해외로
홍역, LNG 발전소 등 지역 현안... 국외서 답 나올까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미국으로 4차산업 구현을 위해 '뉴욕', '오라클파크' 등으로 출장을 떠나는 허태정 대전시장.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미국으로 4차산업 구현을 위해 '뉴욕', '오라클파크' 등으로 출장을 떠나는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뉴스봄] 구태경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9박11일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나선다.

이번 출장은 유세종 일자리경제국장, 문창용 과학산업국장, 민동희 국제교류팀장 등 총 11명이 동행하고 시의회에서도 이광복 산건위원장, 오광영 의원과 산건위 수석전문위원이 함께한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박영순 정무부시장과 김종천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상당수의 시의원들 역시 해외출장을 계획하고 있어 시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는 이번 방미 목적에 대해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선도도시 구현을 위한 투자설명회 참석 등’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 5개 도시 세부방문 일정을 보면 과연 열흘 이상 자리를 비울만한 업무일정인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견학과 체험 일정이 대부분이고 관광일정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

방문 도시는 모두 5곳으로 오는 14일부터 3일간의 뉴욕 일정은 목적이 뚜렷하지 않은 오찬과 만찬, 면담일정이 대부분이어서 4차산업을 위한 출장의 의미가 무색하다.

이어 17일에는 30여개 바이오 스타트업이 입주해 있는 렙센트럴에서 바이오 분야 MOU를 체결하고 18일에는 MIT 기업가정신센터, 캠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 방문 등으로 4일째가 돼서야 본격적인 출장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18일 보스톤 레드삭스 홈구장인 팬웨이파크 견학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스턴 레드삭스 홈구장은 1912년 개관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 야구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1999년 존 핼링턴 레드삭스 CEO가 신축구장 계획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팬들이 구장 신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계획안을 저지에 성공했고 결국 레드삭스는 2002년 3억달러를 들여 리뉴얼 공사로 대신해 팬웨이파크의 전통을 살렸고 100년도 끄떡없는 구장으로 변모했다.

현재도 평균 1만여명조차 오지 않는 멀쩡한 한밭야구장을 허물고 2만석 규모의 신축야구장을 건립하겠다고 하는 허 시장이 견학할 야구장인 보스턴 레드삭스 팬웨이파크는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허 시장은 19일 ASPEN SYSTEM 회장을 면담하고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20일과 21일 주말에는 오라클 파크, 금문교, 익스플로라토리움, 산호세 등 사실상 관광성 일정을 갖는다.

방문단은 22일 바이튼 전기자동차 투자유치 설명회를 갖고 현지 코트라 관장, 영사 등과 간담회를 갖은 후 23일과 24일에 걸쳐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허 시장과 수행단 11명의 출장여비는 약 7700만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이 중 허 시장은 1000만원의 항공료를 포함한 1630여만원의 여비를 사용하고 수행단은 직급별로 최저 550만원에서 890만원까지 출장여비가 책정됐다.

허 시장의 해외출장 외에도 김종천 의장과 박영순 정무부시장, 홍종원 시의원 등 3명은 오는 18일부터 21일까지 대전시 자매도시인 베트남 빈증성 방문계획을 잡고 있고 다음달에는 조성칠 의원이 홀로 미국을 방문하고 시의회 행정자치원회 소속 박혜련, 남진근, 민태권, 홍종원 의원 등도 다음달 13일부터 22일까지 해외연수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이달과 다음달 대전은 선출직 고위 공직자들의 해외출장으로 텅 빌 예정이다.

지난 4일 강원도에서 사상 최대의 산불로 인해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된 현시점에서 4차산업 선도도시 구현이라는 구체적 목표도 없이 대전의 고위 공직자들은 ‘나몰라라 해외 출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 출장을 강행하는 허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그에 질세라 너도나도 해외 각지로 떠나는 시의원들이 과연 어떤 결과를 들고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해외 출장을 계획 중인 시의원들은 지난해 12월 행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유럽과 일본 등지로 국외연수를 떠난 바 있고 당시에도 외유성 논란이 제기됐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지난해 비행기 탑승 명단과 이번 해외 출장의 명단이 중복돼 의회를 지키는 시의원과 떠나는 시의원들이 따로 있는 웃지 못할 모양새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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