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봄] 구태경 기자 = 대전지역 최초의 지역화폐인 ‘대덕e로움’의 출시를 앞두고 ‘반쪽짜리’ 화폐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은 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IC카드를 나눠주며 ‘대덕e로움’의 설명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구에 따르면 구는 대전시 5개 자치구 중 인구·면적·재정규모가 가장 작고 산업구조 역시 중소기업과 자영업 비율이 70% 이상을 차지해 경기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대전의 역외소비율이 유입소비율이 보다 10% 가량 높아 소비의 역외유출이 심한 가운데 구는 대전 내에서도 높은 소득에 비해 소비 유출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이와 같은 이유로 지역 골목경제가 어려운 것이라고 판단해 지역 골목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민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지류인 온누리상품권과 비교해봤을 때 발행비용이 안드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특히 선불식카드 형태라 가맹점 모집이 필요 없고 카드단말기만 있으면 된다”고 편의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 청장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용역결과가 지역화폐로 인해 소상공인 1인당 추가소득이 2.13% 증가하고 관광객 지역 내 지출 3.75배 늘어나는 점을 근거로 들며 대전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대청호에서의 지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 박 청장이 기대하고 있는 관광지에서의 소비지출과 관련해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의 대표 관광지인 대청호가 동구와 공유돼있는 문제 때문이다.

이번 지역화폐가 행정구역상 대덕구에서만 사용되게 제한 돼 있는 만큼 대청호에서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쓰기에는 불편이 따를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이번 지역화폐는 대덕구의 지역경제 살리기에 목적을 두고 있다”며 “(대청호)대덕구 쪽에서 사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또한 구가 오는 5~6일, 12~13일 4회에 걸쳐 중리동 행복길에서 개최하는 ‘대덕e로움’ 출시기념 ‘대코(Daeco) 맥주페스티벌’에서는 신용카드와 현금 결제가 불가능한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오직 ‘대덕e로움’ 카드를 사용해야만 행사장에서 판매되는 생맥주와 다양한 먹거리 등의 음식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시기념 행사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추가적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닌 구매행위 자체를 제한하고 강제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좋아하는 가수가 오길래 가보고 싶었는데 지역화폐만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듣고 황당했다”며 “대덕구에 사는 사람만을 위해서 여는 ‘그들만의 행사’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박 청장은 “현재 50억원의 규모로는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소한 200억원, 300억원의 규모가 돼야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라며 향후 "노인수당, 아동수당, 장애인수당 등 각종 복지수당을 이번 지역화폐와 결합시켜 5년 안에 500억원 규모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구태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