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마니 기본예의 실종 “누구를 탓하랴”
심마니 기본예의 실종 “누구를 탓하랴”
  • 홍영선
  • 승인 2019.07.06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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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이라도 전통심마니의 길 동행하길 기대해

[뉴스봄=홍영선 칼럼니스트] 교육산행을 하다 보면 다소 이채로운 교육생들이 보입니다.

먼저 사무실 심마니 모둠에서 1차 기본교육을 마치고 또 산 초입에서 2차 실전 산행교육을 실시하고 등급에 맞춰 조를 짜서 둘째마니를 조장으로 세웁니다.

그 조장들이 안전 산행과 기본 심마니 예의를 지도한 후 산행을 시작하면 꼭 이런 류의 교육생들이 눈에 띕니다.

인솔자인 어인마니가 앞장서서 산삼의 자생지 쪽으로 서서히 진입하면 갑자기 인솔자 뒤에 있던 교육생 중 한 명이 후다닥 인솔자를 앞 질어 자생지를 더듬고 지나갑니다.

그걸 본 몇몇 교육생들도 뒤질세라 앞질러 가면 교육생조직은 통제 불능이 됩니다.

오전 산행교육을 마치고 갖고 온 김밥이나 과일들로 점심끼니를 때우면서 잡담과 수다를 하는 사이 어느 교육생이 불만을 토로합니다

“어느 산삼동호회를 따라가니 산행한 사람 숫자대로 전부 한두 뿌리씩 산삼을 캤는데 여기는 왜 산삼이 없냐”면서 “괜히 왔다”고 투덜거립니다.

그 교육생에게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인삼묘삼으로 키워낸 2년생 짝퉁 산양산삼.
인삼묘삼으로 키워낸 2년생 짝퉁 산양산삼.

교육생은 “산삼 동호회를 가입해 두어번 심산행을 했다”며 “갈 때마다 산삼을 한두 뿌리씩 캐어 그 자리에서 본인이 생으로 씹어먹고 인솔자가 캔 나머지 산삼을 가족들 주려고 여러 뿌리를 매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있다 특급 심산행이 있다해 선발된 몇 명만이 참가하는 특별 심산행을 갔는데 그 산행에서 인솔자가 뇌두 마디 25개 정도 붙어 있는 종급(?) 산삼을 여러 뿌리 캤다고 합니다.

그 인솔자는 “이 정도 종급 산삼은 뿌리당 500만원이 호가하지만 여기 있는 분들에게는 특별히 싸게 100만원 정도에 판매할 수 있다” 하기에 참가자 전원이 그 자리에서 산삼을 전부 매입했다고 합니다.

그 교육생이 덧붙이는 추가적인 말 한마디도 실어 봅니다.

"동호회 회장님께서 산삼을 이끼에 싸서 소중히 주면서 -“종급 산삼은 영물이라 남들에게 보여주면 약효가 떨어지니 집에 가자마자 바로 드세요”- 라고 신신당부했다 합니다.

인솔자인 어인마니는 교육산행에서 산삼을 보든 말든 교육생들의 안전 산행과 뭐 하나라도 스스로 배워 갔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더 바란다면 혹여 참가한 교육생 중 조장이 지도한 심마니 기본 예의와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과 산삼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교육생이 단 한 명만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목적이 있는 교육생들이야 한뿌리의 종급(?) 산삼이 필요하겠지만 인솔한 어인마니는 이 교육생들 중 단 한 명의 예비 전통심마니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품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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