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극저온에서만 형성이 가능했던 양자입자(엑시톤-폴라리톤)를 상온에서도 응축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 굵기보다 100배 얇은 육각형 반도체 막대 구조를 이용해 빛과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양자 입자(엑시톤-폴라리톤)를 응축하고 이의 운동량을 상온에서도 제어했다.
조 교수는 “기초연구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한 다양한 양자 광소자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현규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광학회의 국제학술지 ‘옵티카 (Optica)’에 지난 20일 게재됐다.
빛이 반도체 내부의 엑시톤과 오랜 시간 동안 머물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이 성립되면 서로가 강하게 상호작용한다. 이로인해 빛과 물질이 지닌 장점을 동시에 갖는 제3의 양자 입자인 ‘엑시톤-폴라리톤’이 생성된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 사용되던 비소화물 기반 반도체는 열에너지에 의해 엑시톤이 해리되기 때문에 극저온의 실험환경이 필수적인 요소였다.
반면 질화물 기반 반도체의 경우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엑시톤을 형성할 수는 있으나 공정과정이 복잡하고 물리적 요인들로 인해 공간적으로 균일한 거울 구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거울 구조 대신 질화물 반도체 기반의 3차원 구조인 육각형 마이크로 막대 구조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구조를 이용하면 거울 없이도 내부 전반사의 원리를 통해 균일하면서도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빛의 모드와 엑시톤의 강한 상호작용으로 상온에서도 엑시톤-폴라리톤을 생성할 수 있게 됐다.
또 연구팀은 질화물 반도체에서 엑시톤-폴라리톤 입자를 형성해 이러한 응축 현상이 상온에서도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도 검증했다.
이 기술은 구동 전류가 10배 이상 낮은 엑시톤-폴라리톤 기반의 신개념 레이저, 비선형 광소자와 같은 고전적인 광소자뿐만 아니라 초유체 기반의 집적회로, 양자 시뮬레이터와 같은 양자광소자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