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양자입자 극저온의 벽 허물다
KAIST, 양자입자 극저온의 벽 허물다
  • 육군영 기자
  • 승인 2019.10.3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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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저온에서만 가능했던 엑시톤-폴라리톤 응축을 상온에서 구현, 운동량제어까지
반도체 육각형 막대 구조에서 생성되는 상온 엑시톤 폴라리톤 응축 및 이의 운동량 제어
반도체 육각형 막대 구조에서 생성되는 상온 엑시톤 폴라리톤 응축 및 이의 운동량 제어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극저온에서만 형성이 가능했던 양자입자(엑시톤-폴라리톤)를 상온에서도 응축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 굵기보다 100배 얇은 육각형 반도체 막대 구조를 이용해 빛과 물질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양자 입자(엑시톤-폴라리톤)를 응축하고 이의 운동량을 상온에서도 제어했다.

조 교수는 “기초연구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한 다양한 양자 광소자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현규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광학회의 국제학술지 ‘옵티카 (Optica)’에 지난 20일 게재됐다.

빛이 반도체 내부의 엑시톤과 오랜 시간 동안 머물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이 성립되면 서로가 강하게 상호작용한다. 이로인해 빛과 물질이 지닌 장점을 동시에 갖는 제3의 양자 입자인 ‘엑시톤-폴라리톤’이 생성된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 사용되던 비소화물 기반 반도체는 열에너지에 의해 엑시톤이 해리되기 때문에 극저온의 실험환경이 필수적인 요소였다.

반면 질화물 기반 반도체의 경우 상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엑시톤을 형성할 수는 있으나 공정과정이 복잡하고 물리적 요인들로 인해 공간적으로 균일한 거울 구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KAIST 물리학과 KI 나노융합연구소 조용훈 교수(좌)와 송현규 박사과정(우)
KAIST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좌)와 송현규 박사과정(우)

연구팀은 거울 구조 대신 질화물 반도체 기반의 3차원 구조인 육각형 마이크로 막대 구조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구조를 이용하면 거울 없이도 내부 전반사의 원리를 통해 균일하면서도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빛의 모드와 엑시톤의 강한 상호작용으로 상온에서도 엑시톤-폴라리톤을 생성할 수 있게 됐다.

또 연구팀은 질화물 반도체에서 엑시톤-폴라리톤 입자를 형성해 이러한 응축 현상이 상온에서도 생성될 수 있다는 사실도 검증했다.

이 기술은 구동 전류가 10배 이상 낮은 엑시톤-폴라리톤 기반의 신개념 레이저, 비선형 광소자와 같은 고전적인 광소자뿐만 아니라 초유체 기반의 집적회로, 양자 시뮬레이터와 같은 양자광소자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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