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 닮은 인공지능 개발 가능성 제시
인간 뇌 닮은 인공지능 개발 가능성 제시
  • 육군영 기자
  • 승인 2019.12.2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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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기술 선보여
정밀 행동 프로파일링으로 복잡도 높은 상황의 뇌 정보처리 과정 규명
뇌가 목표를 설정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면서 수정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는 메타 강화학습 모델.
뇌가 목표를 설정해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면서 수정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는 메타 강화학습 모델 모식도.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인간의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원리를 국내 연구팀이 규명했다.

24일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상완 교수 연구팀은 신경과학과 인공지능의 융합연구를 통해 인간의 문제해결 과정에서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를 이용해 인간의 문제해결 과정을 이론적·신경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 지능의 핵심 요소들을 인공지능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완 교수, 김동재 박사과정, 박건영 석사과정이 주도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월 16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불확실성과 복잡도가 변하는 상황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실행 및 전략을 수정해 나가는 과정은 인간이 가진 고유한 문제 해결 능력 중 하나이다.

최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의 작업수행 능력을 넘어서고 있으나 이러한 문제해결 능력에 대한 완벽한 해결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문제해결 과정은 목표설정-전략수립-실행-전략수정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이는 상태 의존적인 복잡한 시간의 함수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문제해결 과정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모으기 어렵고 불확실성과 복잡도가 높아 빅데이터 기반의 전통적 딥러닝 설계 방식으로는 구현이 어렵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강화학습 이론 기반 실험 디자인’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문제해결 목표, 문제의 복잡도, 상황 변화의 불확실성이라는 세 가지 변수를 동시에 변화시켜 실제 인간의 문제해결 과정과 유사한 상황을 구현했다.

이를 이용해 취득한 행동과 뇌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해결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찾기 위해 100가지가 넘는 종류의 메타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학습하고 비교 분석했다. 이 과정은 모델 기반 뇌 이미징 분석이라 불리는 기법이다.

연구팀은 더 엄밀한 검증을 위해 ‘정밀 행동 프로파일링’이라는 분석 방법을 적용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겉으로 보이는 행동이 인간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인간과 같은 원리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델을 도출할 수 있다.

그 결과로 문제의 불확실성 및 복잡도와 변화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학습과 추론 과정을 묘사하는 메타 강화학습 모델을 구현했고, 이 모델의 정보처리 과정이 전두엽의 한 부위인 복외측전전두피질의 신경 활성 패턴으로 설명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완 교수 연구팀(왼쪽부터 이상완 교수, 김동재 박사과정, 박건영 석사과정).

김동재 박사과정은 “다양한 가설을 엄밀히 검증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정밀 행동 프로파일링 방법론을 통해 실제 인간의 행동 원리를 재현하는 모델을 찾아냄으로써 추후 인공지능으로의 이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완 교수는 “기존 연구방식은 하나의 퍼즐 조각을 떼어서 다른 퍼즐의 빈자리를 메꾸는 것이라면 이번 연구는 퍼즐을 푸는 원리를 배워 다른 퍼즐 맞추기에 적용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라며 “인간만이 가진 지능의 핵심 요소들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이식하는 기술은 이제 첫걸음을 떼었다고 생각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궁극적으로는 지능을 공학적으로 분해하고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신경과학-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에서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뇌를 모방한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을 목표로 딥마인드, MIT, IBM AI 연구소, 케임브리지 대학 등 해외 관련 연구기관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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