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감염병,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을까?
치사율 100% 감염병,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을까?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2.10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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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교수의 감염병 연구논문, 뒤늦게 주목받아
감염병, 하루 평균 접촉자 7명 이하면 ‘안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이 맹위를 떨치면서 국내 연구진의 감염병 관련 논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광형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하고 ㈜바이오브레인 김기성 대표가 제1 저자로 참여한 ‘복잡계 네트워크를 이용한 감염병 확산예측 모델연구’에 의하면 하루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통제할 경우 인류는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지난 2017년 5월 ‘BMC 바이오인포매틱스(BMC Bioinformatics)’18호에 게재된 바 있다.

이광형 교수는 2015년 5월 우리나라에 첫 감염자가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 감염병의 특성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전체로 확산되는지 ▲혹은 어느 시점에서 그 기세가 꺾일 것인지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은 과연 인류사를 몰락시킬 것인지 ▲창궐하다가 언제 사라질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전염병의 확산은 감염성·지속성(회복성)·사회구조 등 3가지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우선 감염병에 노출된 사회(구조·인구)를 나타내는 네트워크를 대상 인구와 평균 접촉자 수를 표현해 모델을 만들었다

이후 연구팀은 실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 접촉자 수를 변화시켜 감염병의 확산 추세를 관찰했다.

감염병, 항상 꺾이는 전환점이 존재해

연구팀은 초기에는 감염자 수가 증가하다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 전환점을 VRTP(Value of Recovered at Turning Point)라 정의하고 감염병의 기세가 ‘꺾이는 시점’으로 해석했다.

결론적으로 특정 감염병(감염성·지속성)이 네트워크(사회)에서 발생하더라도 반드시 전환점(꺾이는 점)은 존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이를 회복자가 전염병으로부터 회복되거나 사망으로 인해 전염병 확산경로가 차단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감염병의 전환점 예측가능해

감염병 환자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
감염병 환자의 시간에 따른 변화와 VRTP.

주식시장에서 주가의 피크 점은 사전에는 알지 못하지만 피크점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가 있다면 이론적으로 파악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감염자의 ‘VRTP(꺾이는 점)’의 선행지수는 ‘누적 회복자’임을 알아냈다. 누적 회복자 숫자는 언제나 측정가능하기 때문에 선행지수로 사용할 수 있다.

일례로 어떤 감염병이 감염률 33%, 지속기간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2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이 17.35%일 때 꺾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염률이 33%, 지속기간이 7.6일이고, 평균 접촉자 수가 10명이면 누적 회복자 비율은 16.53%일 때 꺾인다.

이상과 같이 감염병의 특성과 사회구조가 주어질 경우 기세가 꺾이는 점(VRTP)를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최악의 감염병이라도 회복자 누적 수가 네트워크(사회) 인구의 27%가 되는 시점에서 꺾인다는 점을 알아냈다.

감염병, 하루평균 접촉자 수가 7명 이하이면 안전?

연구팀은 이와 함께 새로운 전염병에 의한 인류 생존의 위협 여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어떤 조건의 감염병이 인간에 가장 위험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감염병의 특성(감염률·지속시간)과 네트워크(사회)구조의 특성에 변화를 주면서 시뮬레이션을 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첫째, 감염률이 높고, 지속시간이 길며, 치사율이 100%인 감염병이 가장 위험하지만 어떠한 감염병이라도 접촉자 수를 하루평균 7명 이하로 줄이면 전체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염병 확산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은 슈퍼 전파자.
전염병 확산을 나타내는 네트워크, 청색은 미 감염자(S), 적색은 감염자(I), 녹색은 회복자(R), 검은색 원은 슈퍼 전파자.

이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어떠한 감염병도 확산이 꺾이는 점이 항상 존재한다는 점과 또 그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 평균 접촉자 수를 7명 이하로 줄이면 인간은 어떠한 감염병으로부터도 안전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인간은 특히 예방약을 통해 감염률을 낮출 수 있고, 치료제 개발을 통해 지속기간(회복률)을 개선할 수 있으며 격리조치를 통해 접촉자 수를 낮출 수 있기에 그 어떠한 질병으로부터 생존을 결코 위협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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