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바늘없는 주사기, 대전 벤처의 미래를 논하다
세계 최초 바늘없는 주사기, 대전 벤처의 미래를 논하다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4.23 23: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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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K바이오메드 전진우 대표 인터뷰
전진우 대표가 미라젯 주사기의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진우 대표가 바늘없는 주사기의 성능 테스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대전시가 바이오메디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성공을 꿈꾸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전의 한 미용의료기업에서 세계 최초로 바늘없는 주사기 양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기존의 피부침투용 바늘과 실린더가 결합된 주사기는 1853년 프랑스의 외과의사 샤를 가브리엘 프라바츠가 개발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피부의 각질조직을 뚫고 압력으로 약물을 밀어 넣는 방식은 높은 압력과 거부감이 생기며 불가피하게 출혈이 발생해 혈우병 등의 특수질환자에게는 그 활용이 제약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서울대학교 여재익 교수팀은 우주선의 추진장치에서 영감을 받아 레이저 빔이 물과 닿으면서 반응해 생기는 순간압력을 사용해 약물을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의 주사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바늘없는 주사기는 0.3ul(마이크로리터) 단위의 극미량 약물을 40Hz의 속도로 정확하게 계량주입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어 주입부의 조직손상이 적고 회복기간이 짧아 르네상스 시대의 주사기를 대체할 4차산업시대의 주사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차산업시대로 다가온 대전의 바이오메디컬 기술은 어떤 모습일까?

23일 JSK바이오메드 전진우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전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기존의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과 실망을 느껴 회사생활을 벋어나고 싶은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지금처럼 큰 비전이나 포부는 없었다.

같은 뜻을 가진 동료 2명과 함께 유통업으로 시작했는데 이게 과학실험장비를 납품하는 회사였다. 그런데 2015년애 스타트업 붐이 조성되고 지원사업이 양산되면서 회사를 키워보자는 생각에 지금의 사업을 하게 됐다”

바늘없는 주사기의 구성과 작동방식을 설명하는 전진우 대표.
바늘없는 주사기의 구성과 작동방식을 설명하는 전진우 대표.

바늘없는주사기, 어떻게 개발하기 시작했나?

“한때 미용의료분야에서 일을 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서울대에서 개발한 레이저를 바탕으로 한 주사기 기술을 알게됐고 서울대 교수를 설득해 아이탬으로 사업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쉽게말해 돈주고 기술이전을 받은 것이다.

이후 그 중소벤처진흥공단과 창업진흥원 등의 지원을 받아 2015년부터 시제품 사업을 준비해 2016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이후 4년간 시제품의 상용화를 위한 과정을 거쳐 지난 2월 식약처에서 최종 인허가를 획득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메디컬 사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장애는?

“자금 문제다. 이건 모든 창업하는 대표님들의 공통적인 고충이기도 한데 처음에 들어가는 자본이 크고 돈을 벌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의료기기나 바이오시장이 특히 심한데 지금 6년차인 우리도 이제야 매출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는 유통업으로 확보한 재원을 연구비로 투자했다. 그러나 다른 스타트업은 수익이 나기 전까지 당연히 적자가 나고 부채비율도 높으며 자본잠식도 일어나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가장 간단한 말해 융자대출이나 코로나 긴급안정자금에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민간투자도 거리가 있는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정부의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하기 때문에 매우 보수적이다. 반면 해외투자는 거리가 있다보니 신뢰를 쌓는 기간이 오래 걸려 현실성이 떨어진다. 언젠가 국내 벤처투자문화가 미국의 실리콘벨리처럼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생태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바늘없는 주사기의 상용화에 성공했다. 통증은 없나?

“통증은 주관적인 것이니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예 없지는 않다. 다만 기존의 바늘보다는 당연히 덜하고 에너지펄스의 세기에 따라 약물의 주입속도와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개발한 미라젯(mirajet)의 장점은 통증이 아니다. 약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1mm내외의 진피층에 주입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의사의 손기술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영역을 주사기의 발전을 통해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바늘없는 주사기 '미라젯'은 미용의학분야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됐으며 향후 양산과 개량을 통해 모든 의료 분야에서 기존 주사기의 대체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바늘없는 주사기의 해외시장 진출, 어떤 의의가 있나?

“그간 국내 미용의료 기술은 해외에서 나온 기술을 국내에서 일종의 카피과정을 거쳐 저렴하지만 품질이 비슷하게 만드는 개념의 개발이었다. 이번에 개발된 미라젯 주사기는 해외 미용의료시장에 100% 국내 기술로 상용화가 된 최초의 국산제품이 될 것으로 보여 그 부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국내 미용의료시장은 시장규모로 보면 5% 정도다  미국과 중국이 가장 크고 그다음이 유럽, 중동, 러시아, 인도까지가 시장이 큰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한국이 미용의료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던 것은 유명 의사들의 기술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100% 국산 기술로 세계 독점적인 제품을 선보인 셈이 됐다. 시작에 경쟁자도 없고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자신한다.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기 어려우나 이미 독일에 있는 레이저 회사가 비즈니스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유럽의 유명 화장품 관련 회사와도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나 대전시에 바라는 지원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디테일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다. 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듣는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타트업 기업에서 제품의 인허가까지 끝내고 돈을 벌기 직전에 회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자금이 없어 시간만 끌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이런 회사를 좀비회사라 부르는데 이런 회사는 조금만 지원해주면 살아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일종의 마중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투자는 재무재표가 안정화된 기업에 집중돼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미 안정화 된 기업이면 굳이 지원이 필요할까 싶다. 진짜 긴급자금이라면 예외를 두고 TF나 위원회 등을 통해 기업을 평가하고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들이 재도전을 할 수 있도록 실패이유를 함께 확인해주는 시스탬을 구축해 벤처의 두려움을 줄여 줄 수 있으면 좋겠다”

JSK바이오메드 전진우 대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처음에 창업할때는 포부나 목표의식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최초로 세계의 기준(global standard)을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사실 대전에서 사업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엔지니어, 영업, 재무 등의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그럼에도 대전에서 자리를 잡고 시작한 것은 충남대 졸업생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고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덕특구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앞으로 바늘없이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세계를 선도하고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부상해 대전의 지명도를 높이고 모교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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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형 2020-04-25 00:31:22
응원합니다. 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