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상엽 교수, 토종미생물-대사공학으로 화석연료에 도전장
KAIST 이상엽 교수, 토종미생물-대사공학으로 화석연료에 도전장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5.07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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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상엽-경북대 김경진 교수 공동연구팀 세계 최고 수준 숙신산 생산기술 개발
이상엽 교수 "이번 기술이 세계 숙신산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가져올 것"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KAIST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의 원료와 식품·의약품의 합성에 사용되는 핵심 전구체인 ‘숙신산’ 생산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7일 연구팀은 한우에서 추출한 토종미생물과 대사공학을 접목한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으로 기존 화석연료보다 리터당 약 45배 이상의 높은 농도의 숙신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바이오매스 원료에서 화학제품과 연료를 생산하는 일명 ‘바이오리파이너리’ 석유자원의 고갈과 지구온난화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받는 분야다.

특히 바이오기술의 핵심인 '시스템 대사공학'은 생산경로 조작을 통해 생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대사경로를 변형시킴으로써 원하는 산물의 생산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기술로 에너지, 식품, 의약, 화장품, 화학산업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경북대학교 김경진 교수 공동연구팀은 시스템 대사공학과 토종미생물을 이용해 바이오 숙신산 생산 균주를 개발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세계 최고수준 효율의 생산성을 이끌어냈다.

KAIST에 따르면 연구팀의 효소는 포도당, 글리세롤,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리터당 134g의 높은 농도로 숙신산을 생산했는데 이는 기존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시간대비 리터당 1~3g만 생산되는 숙신산 생산기술과 비교해 속도와 생산율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의 도움말을 통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는 현대 산업활동의 근간으로써 인류에게 눈부신 발전을 가져다주었지만 이로 인한 지구 온난화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야기했다.

또 화석연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약자로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바이오 숙신산 생산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숙신산은 다양한 화학물질의 핵심 전구체로서 고분자, 화학, 식품, 제약업계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산업이지만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숙신산 생산은 화학산업에 비해 낮은 생산성으로 인해 전 세계 대부분의 숙신산은 화석연료 기반으로 생산돼왔다.

이에 본 연구진은 한우의 반추위로부터 분리한 토종 미생물을 대사 공학적으로 조작해 문제인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를 해결해 전세계 숙신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전환을 목표로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연구 과정은 어떻게 전개 됐나?

“먼저 한우의 반추위로부터 분리한 토종 미생물인 맨하이미아의 대사회로를 체계적으로 조작해 대량의 숙신산을 생산 할 수 있도록 균주 개발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미생물을 이용해 숙신산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최적의 발효 조건을 확립했고 숙신산 생산에 관여하는 수십가지의 효소 후보군 중 최고의 효소를 선별해 이종 효소를 도입했다.

또 단백질 공학을 이용해 선별된 효소의 기작을 이해하고 변이 효소를 만들어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석유 화학 기반의 숙신산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숙신산의 대량 생산에 성공하였는데 이는 현재까지 미생물 기반으로 생산된 바이오 숙신산의 생산 농도, 수율 및 생산성 등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준으로서 앞으로 미생물 기반 바이오 숙신산 생산의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숙신산 생산 미생물의 대사 회로(좌)와 숙신산 생산에 핵심적인 말산 탈수소효소의 효소 구조(우) 모식도.
숙신산 생산 미생물의 대사 회로(좌)와 숙신산 생산에 핵심적인 말산 탈수소효소의 효소 구조(우) 모식도.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 숙신산 생산을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고생산성으로 대량의 숙신산을 생산할 수 있는 균주를 개발하는 것은 미생물 자체의 대사 흐름상 한계가 있어 연구 또한 일정한 수준에서 멈춰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체계적으로 숙신산 생산에 필요한 효소 군을 선정했으며 다양한 외래 미생물로부터 수십가지의 효소를 검증해 이렇게 선별된 이종 효소를 한우 반추위로부터 분리한 토종 맨하이미아 균주에 도입했다.

이렇게 수많은 유전자 중에서 핵심 유전자를 선별하고 외래 효소를 분석 및 발현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됐으며 바이오 숙신산의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구축된 균주들의 생산능을 유가식 배양을 통해 확인했는데 해당 배양 과정은 긴 시간이 소요됐다.

정확한 재현성 확인을 위한 반복실험이 진행되야 했다. 방대한 양의 결과들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인 확인 작업을 거쳤고 모든 저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연구 끝에 만족스러운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성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현재까지의 바이오 숙신산 생산연구에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월등히 높은 수준의 생산성으로 숙신산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또 연구 내용적으로는 숙신산 생산에 관여하는 핵심 효소의 구조에 집중해 분석 및 균주 개량을 시도한 접근 방식이 매우 새로운 시도였다고 할 수 있겠다”

향후 연구계획은?

“전 세계적 이상기후 현상은 석유 화학 기반의 화학물질과 연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으로부터 유래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수의 화학물질들이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바이오리파이너리 기반으로 생산·산업화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가 기후변화를 고통스럽게 겪고 있듯이 바이오리파이너리 기반의 산업 화학물질 생산은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이상민 특훈교수 연구팀.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부가 지원하는 ‘C1 가스 리파이너리 사업’ 및 ‘바이오리파이너리를 위한 시스템대사공학 원천기술개발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네이쳐 커뮤니케이션 (Nature Communications)’ 4월23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Enhanced succinic acid production by Mannheimia employing optimal malate dehydrogen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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