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여당은 모시고 야당은 패싱한 대전 중구의 정책간담회
공룡 여당은 모시고 야당은 패싱한 대전 중구의 정책간담회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5.12 09: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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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야당 경시하는 여당, 자멸하지 않으려면…
11일 대전 중구 정책간담회 모습, 구의원과 공무원도 참여했으나 의장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11일 대전 중구 정책간담회 모습, 구의원과 중구의 공무원들도 참여했으나 의장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최근 여당의 야당 경시 풍조가 지나치다. 특히 대전은 시장부터 5개 구청장, 7명의 국회의원 당선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특정 정당이 독점하면서 문제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11일 대전 중구가 구청 중회의실에서 개최한 황운하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더불어민주당) 초청 정책간담회에서도 야당 구의원은 물론 구의장까지 배제된채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박용갑 중구청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시·구의원들과 중구 간부급 공무원 대부분이 참석했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주요 안건으로 서대전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이 가장 활발히 논의됐고 중구의 현안사업인 동주민센터 신축과 효문화뿌리마을 조성, 선화로 확장사업 등이 각 실과별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다.

황운하 당선자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공공기관 유치에 있어 중구지역이 소외됐다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대전시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는 중구의회의 의장(무소속)과 미래통합당 소속 부의장과 구의원들의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불참한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초청 명단에 없었다. 이에 서명석 의장은 "간담회 내용을 듣지 못했고 초청도 받은 바 없다"고 짧게 답했다.

중구 기획공보실은 이번 간담회가 여당 구의원의 건의로 당 차원에서 준비한 행사였으며 초청이나 행사 진행은 전부 당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여당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당·정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간담회로 아직 당 내부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 준비를 마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대전지역의 소수정당 의원들의 찬밥 취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미래통합당 우애자 시의원은 지역행사에 참여했음에도 야당 의원이라는 이유로 이름조차 호명해주지 않는 무시를 당한 적이 있었다.

대덕구의회는 다수의석을 점한 여당이 상임위의 협의 내용을 무시하고 예산을 원안 가결로 밀어붙여 수차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불과 10여 년 전인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당시 대전시민들은 박성효 대전시장을 비롯해 진동규, 정용기, 이은권, 이장우, 가기산 구청장 등을 선택하며 당시 한나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으나 야당을 경시하는 여당의 독주로 결국 사회양극화와 반대파와의 갈등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며 자멸의 길로 들어선 바 있다.

지난 대선과 지선 총선에서 연달아 승전을 거두며 공룡 여당으로 성장한 민주당의 브레이크 없는 행보는 10년전 한나라당의 집권 초기 모습을 보는 듯하다.

감시와 견제가 배제된 사회체제는 가치관의 단순화를 초래한다. 입에 쓴 약이 보약(保約)이라는 옛 어르신들의 말처럼 여당은 합리적인 소수의 비판과 지적을 받아들이고 균형 잡힌 정책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공정과 정의, 혁신과 포용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는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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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 2020-05-12 13:04:25
기자님의 올바른 기사는 구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가늠자가 될 수 있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기사로 충분합니다.
육군영 기자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