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페트병 분해 식물성플랑크톤 개발
세계 최초 페트병 분해 식물성플랑크톤 개발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5.28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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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평범한 녹색 조류, 유전자 변형으로 플라스틱 분해성질 얻어
이용재 박사 "수산 양식용 먹이 활용, 어패류 플라스틱 오염 예방 효과 기대"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 생성 모식도.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 생성 모식도.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페트병 등 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식물성 플랑크톤은 전자 형질전환을 통해 합성된 유전자를 삽입해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발현하고 페트(PET)성분을 인체에 무해한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과 에틸렌글라이콜(ethylene glycol)로 분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세포공장연구센터 이용재, 김희식 박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Microbial Cell Factories, IF 4.669) 4월28일자(한국시간 4월29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Functional expression of polyethylene terephthalate-degrading enzyme (PETase) in green microalgae)

최근 인류의 무분별한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2014년 기준으로 1년간 약 51조 조각의 미세플라스틱이 버려져 해양과 수생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

2018년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해양조사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000마리의 바다거북 사체 중 절반 이상인 52%에서 수백조각의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WEF도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많은 플라스틱이 버려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일회용 포장재로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은 어느덧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생태계 오염의 주요 성분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등으로 나타나는데 최근에는 음료수 병으로 널리 알려진 페트(PET)도 10년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재활용률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배양되는 식물성플랑크톤.

이에 연구팀은 단일효소로 플라스틱 분해가 가능한 PETase와 MHETase 라는 효소를 안전한 플랑크톤과 융합해 해결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녹색 미세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미생물로서 이산화탄소를 소모해 산소를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차세대 바이오플랫폼으로 주목했다.

이후 미국 FDA로부터 일반적으로 안전한 미생물로 분류된 클라미도모나스(Chlamydomonas reinhardtii)라는 가장 대표적인 조류를 PET 분해 효소인 PETase 와 합성해 식물성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했다.

이어 연구팀은 개발된 식물성플랑크톤에서 분해효소를 발현시키는 형질전환체를 선별해 시판되는 음료수 페트병 샘플을 섞어 결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PET 분해효소를 발현하는 CC-124 플랑크톤이 PET를 인체에 무해한 단량체(TPA)로 분해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PET 분해효소를 식물플랑크톤인 녹색 미세조류에 발현시켜 시판되고 있는 페트병을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개발된 식물성 플랑크톤을 4주간 PET에 넣은 결과 표면에서 분해과정이 발생하고 있다.
개발된 식물성 플랑크톤을 4주간 PET에 넣은 결과 표면에서 분해과정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녹색 미세조류가 수생 생태계의 1차 생산자임과 동시에 친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오염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8일 이번 연구를 주도한 생명공학연구원 이용재 박사와 일문일답을 가졌다.

이용재 박사.
이용재 박사.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 플랑크톤인 녹색 미세조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에는 세균 등의 미생물에서만 연구가 돼 환경적용이 어려웠으나 이번 성과로 적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수생 생태계에 적용해 먹이 오인에 의한 미세플라스틱 생물 농축 사이클 차단에 활용 가능하다.

특히 수산 양식용 먹이로 활용해 어패류 내의 플라스틱 오염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GMO(유전자조작생물)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실용화 소요시간을 크게 앞당긴 연구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용화를 위해 남은 과제가 있다면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을 먹이로 활용한 동물성 플랑크톤 및 어류 내 플라스틱 분해효과 규명, 환경영향 분석 등이 필요하다"

연구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PET 분해연구를 위해서 연구용으로 생산되는 표준화된 시료가 없어 적당한 음료수 병을 찾기 위해 연구소 내 매점에서 서성이며 고민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연구실 동료가 집에서 가져다 준 음료 페트병을 재단하고 사포에 갈아서 사용하였는데 색다른 추억이 됐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연구성과를 활용해 후속연구를 수행하고 향후 환경 및 수산 양식분야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신진 연구원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연구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바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해 짧은 시간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게 됐다.

본인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최근의 당면과제를 파악해 접목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원 이용재(우측)박사.
생명원 이용재(우측)박사.

한편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 4월28일자(한국시간 4월29일) 온라인 판에 게제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생명연이 추진하는 아이디어 기반 융합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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