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단단함서 착안한 특이성질 광소자 개발
뼈의 단단함서 착안한 특이성질 광소자 개발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6.09 2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AIST, 단백질로 이뤄진 뼈의 단단함에서 착안한 고효율의 광소자 개발
빛 속도로 동작하는 인공 신경망, 초고속 광소자 등 여러 분야서 응용 기대돼
광학적 거대 비선형성을 갖는 메타물질과 동물 뼈의 구조
광학적 거대 비선형성을 갖는 메타물질과 동물 뼈의 구조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뼈가 단단할 수 있는 생체역학적 원리를 모사해 특이한 성질을 가진 신물질을 개발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신종화 교수 연구팀은 벽돌을 엇갈려 담을 쌓는 것과 같이 나노 금속판을 3차원 공간에서 엇갈리게 배열하면 빛의 입력값과 출력값이 일정치 않은 일명 ‘광학적 비선형성’이 매우 크게 증대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첨단 소재는 인공 신경망이나 초고속 통신용 광 스위치 등에 다양한 광소자를 구현할 수 있을 뿐만 마니라 역학, 전자기학, 유체역학, 열역학 등 다양한 물리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해 활용방안이 무궁무진하다.

신소재공학과 장태용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 5월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Mimicking bio-mechanical principles in photonic metamaterials for giant broadband nonlinearity).

영화 스타워즈의 광선 검이나 빛만으로 정보를 전달받는 광컴퓨터를 만들 수 없는 이유는 강한 비선형성을 가진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자연물질의 작은 비선형성으로도 초고속 광소자, 3차원 광식각 공정, 초 고분해능 현미경 등의 기술들이 구현될 수 있지만 이들은 크고 비싼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하거나 큰 장비 혹은 소자가 필요하다는 공통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60년간 미세한 인공 구조체를 설계해 그 틈에 빛을 모으는 방법이 많이 시도돼 왔다.

그러나 최대로 얻을 수 있는 비선형 효과의 크기는 결국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응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빈번히 벽에 부딪혔다.

신 교수 연구팀은 물질의 근본적인 전기적 특성인 유전분극(물체가 전기를 띠는 현상)을 매우 크게 조절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나노 금속판이 3차원에서 엇갈려 배열돼 있으면 국소분극이 공간을 촘촘하게 채우면서, 마치 시냇물이 모여서 강이 되듯 전체적으로 매우 큰 분극을 만들게 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이 고안한 이 메타물질은 시간적으로 짧은 광신호에 대해 큰 비선형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효율적이면서도 더 빠른 광소자 구현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 연구에서 활용된 소자는 비슷한 신호시간을 가지는 기존 소자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약 8배나 뛰어나고 비슷한 에너지 효율을 가지는 기존 소자보다도 신호시간은 약 10배 정도 짧다.

이는 신호의 시간과 소요되는 에너지를 성능 기준으로 판단할 때 세계에서 개발된 광소자 둥 가장 우수한 광소자로 평가된다.

KAIST 신종화 교수.
KAIST 신종화 신소재공학과 교수.

또 연구팀은 뼈의 단단함을 설명하는 이번 연구모델이 광학적 비선형성 증대원리와 수학적으로 매우 유사함을 증명해 ▲유체역학에서의 물질전달률 ▲열역학에서의 열전도율 등의 증대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화 교수는 "올해는 지난 1960년 레이저가 발명된 지 60년이 되는 해로 레이저의 발명이 `센 빛'을 최초로 만든 것이라면 이번 연구성과는 `센 물질', 즉 광대역에서 매우 큰 유전분극 증대율을 보이는 물질을 최초로 발견하고 증명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ˮ며 "기계학습을 위한 초고속 인공 신경망 등 다양한 광 응용소자의 구현을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ˮ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