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에 피는 ‘배반의 꽃’, 대전 기초의회 고질병
7월에 피는 ‘배반의 꽃’, 대전 기초의회 고질병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7.06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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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파행에 의회에 나앉은 시의원들
조성칠 의원 “감투 앞에 지난 情 부질없더라”
시의회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하는 의원들.
대전시의회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하는 의원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대전시의회와 중구의회가 나란히 의장선출에 실패하면서 파행으로 치닫는 가운데 지역 기초의원 간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3일 후반기 의장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권중순 의원을 두고 2차례에 걸친 찬반투표를 벌였으나 의견의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다.

문제의 발단은 후반기 원구성을 둘러싼 감투싸움에 있었다. 제8대 대전시의회는 재적의원 22명 중 2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만큼 협의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이에 실패한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김찬술 의원을 필두로 채계순, 구본환, 조성칠. 홍종원, 우승호 시의원 등 여당 의원 9명과 지난 3일부터 대전시청 로비에서 대전시의회의 파행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내용의 현수막과 피켓을 걸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권 의원의 사퇴취소와 의원총회 합의내용 준수, 당론을 무시한 의원에 대한 탈당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13일 열리는 본회의 전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구의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3일 중구 의장직에 단독 출마한 김연수 의원(가 선거구, 미래통합당)은 민주당 의원 전원이 기권표와 더불어 통합당 의원의 표로 추측되는 의문의 기권 1표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의장선거가 무산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어진 2차 투표의 결과도 같았다.

대전지역 기초의회에서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파행이 일어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6년 제7대 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에서도 당론에 따라 의원총회에 추대된 권중순 의원이 ‘의원의 자율성’을 내세운 김경훈 의원에 밀려 낙선한 예도 있었다.

당시 시당위원장을 맡았던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의원들도 관리 못 하는 위원장이라는 야유를 들어야 했고 당론을 어기고 출마한 김경훈 의원은 당에서 제명 조치됐다.

분열된 의원들간에 갈등은 덤이었다. 이종호 의원은 농성 중인 의원들을 향해 “언제까지 할 생각이냐, 정말 끝까지 가자”며 불만을 드러냈고 이에 조성칠 의원은 “와서 이죽대는 꼴을 보라, 누구 때문에 이 사단이 났다고 생각하느냐”며 분노했다.

(왼쪽부터) 구본환, 채계순, 우승호, 조성칠 의원. 

우승호 의원은 “시의회 파행은 원리원칙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의총 협의내용을 준수하자고 자필 서명까지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시의회를 파행까지 이르게 한 사실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칠 의원은 “정해진 당론을 무시하고 활동하겠다면 왜 당이 필요하냐”고 반문하며 “후반기 원구성 문제를 앞두니 전반기 정을 나눴던 의원들이라 해도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조 의원은 “이 문제는 후반기 의장선출마다 되풀이되는 대전시의회의 오랜 고질병”이라며 “이번에야말로 바로잡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구의회가 멈추면서 지역 현안들의 처리도 함께 지연되고 있다. 시의회에 상정된 안건만 15건에 달한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시민들이 최우선이다 보니 농성도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다행히 중요 안건은 지난 회기에 대부분 처리해 당장 급한 안건을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급한 안건이라면 언제라도 임시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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