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20년만에 폭우, 복구현장을 가다
[르포] 대전 20년만에 폭우, 복구현장을 가다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0.07.30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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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정림동 수해 현장, 119구조대 보트까지 동원
119구조대가 구조용 보트를 옮기고 있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눈치채자마자 바로 내려왔는데 이미 물이 허리까지 찬 상태였어요”

코스모스 아파트 주민 A씨는 30일 새벽 4시경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바로 1층으로 내려가려 했으나 너무 늦었었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밝혔다.

이날 <뉴스봄>이 찾은 수해현장인 서구 정림동 소재 코스모스아파트는 지대가 낮은곳에 있어 1층 28가구가 전부 물에 잠겼고 119구조대가 보트까지 동원해 주민들을 구조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A씨는 아파트에 물이 빠졌음에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수해복구 현장을 둘러보거나 침수된 차량을 확인하며 이웃과 아픔을 나눴다.

인근에 있던 정림동 우성아파트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아직 물 빼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물이 빠지면서 차량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지하주차장의 작업을 하던 한 소방관은 “오늘 중으로는 물을 다 빼긴 힘들 것 같다”면서 “내일까지는 다 뺄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 밤에도 비가 많이 온다고 들었다”고 탄식했다.

우성아파트는 지하에 있는 설비가 물에 잠기면서 지상 4층부터 13층까지 모든 가구가 단수된 상태다.

이에 주민들은 재난구호품으로 한 가구당 대전의 병입 수돗물 ‘이츠수’(it's水) 두 병만 받았고 이후 구청 직원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분노했다.

이에 구의 구호품 담당자는 “확보된 식수는 이재민대피소로 먼저 보내고 있다”면서 “아파트 쪽으로도 식수가 지금 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수량은 파악이 안 됐다”고 시인했다.

반면 피해를 본 주변 상인들은 담담한 분위기다. 지하에 매장은 둔 가계들은 휴점하고 대청소에 들어갔으며 한 가계에서는 감자와 채소를 1000원에 판매하면서 지나가는 주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한 상인은 “코로나가 끝나가나 해서 새 매점을 열자마자 폭우가 내려 가계가 잠겼다”면서 “이건 앞으로 (장사가) 잘되려는 대박의 조짐이길 바란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듯 답했다.

오량실내테니스장의 임시급식소.

임시대피소도 이날 오후 늦게 안정을 되찾았다.

30일 오후 7시 기준으로 오량실내테니스장에서 보호를 받는 주민은 26가구 42명으로 오전부터 몰린 이재민은 대부분 친인척 집으로 떠났다.

구는 이곳에 50가구가 머물 수 있는 대피용 텐트를 확보하고 의료용품과 사발면, 생수 등의 비상식량을 구비하는 한편 대한적십자사 자원봉사자 20여명과 함께 임시급식소를 차려 저녁밥을 나누고 있었다.

장종태 서구청장은 “앞으로 가스나 전기 점검을 마친 뒤 이를 정리하는 과정을 거쳐 내일까지는 모두 집으로 가실 수 있도록 정돈하려 한다”면서 “예기치 못했던 수해를 입고 다들 힘들어하시는데 이 공간에서 안정을 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광복 대전시의원과 장종태 서구청장.
이광복 대전시의원(좌)과 장종태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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