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권력과 실세 그리고 거짓(하)
[평설] 권력과 실세 그리고 거짓(하)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0.10.20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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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출산은 NO
류환 시인·예술평론가·행위예술가.

[뉴스봄=류환 시인·예술평론가·행위예술가] 모양새가 이런데 결혼은 무슨 결혼이고, 아이는 무슨 아이!, 그냥 세상 돌아가는 모양대로 이치, 도리, 자연, 미래, 희망이 보이지 않는 나라에서 양심이 어디 있냐고 한들 또, 짝 찾아 자식 낳으라 한들 “무슨 소리세요?”라고 볼멘소리나 안 들으면 다행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성 임신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다는 내용의 형법,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돼 가뜩이나 불편한 세상에 이를 두고 또다시 찬반이 엇갈려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여성의 몸에 24주라는 기간은 태아가 모체에서 분리, 생명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생명권, 여성의 자기결정권, 외국 입법례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내놓아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완전폐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는 낙태죄를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실상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법안개정은 태아살인 행위를 합법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 논쟁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더불어 이런 법안은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를 조장해 확산될 것이라 비판하는 여성단체의 목소리도 높아 엇갈리는 적잖은 진통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불 보듯 뻔해 마찰로 이어지는 파열음은 당연하다.

더욱이 16세 이상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없어도 상담기관의 확인이 인정되면 낙태를 할 수 있게 됐으며 낙태에 대한 남성의 동의도 필요 없어지고 낙태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도 합법화 돼 불법낙태를 사전 방지, 여성의 판단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해석도 분분하다.

일각에선 찬반과 함께 사실상 낙태를 허용하는 사회적, 경제적 사유가 애매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여성의 사회활동이나 소득 등에 대한 지원정책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시각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반면 낙태죄 반대를 주장하는 여성시민단체들의 목소리는 “국회의원님들 아이를 많이 낳아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주세요”라며 사정이나 하듯 매달리고 있고 “2019년엔 헌법불합치, 2020년엔 이를 다시 부활, 제발 생명을 살려주세요”라고 하소연하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낙태를 실시하고 허용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가뜩이나 인구절벽에 있는 현실을 안하무인(眼下無人)격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에 힘이 실리는 듯하다.

따라서 국회는 입법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생명존중의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윤리에 원칙적인 입장에서 신중을 거듭해 이 나라에 처한 현안과 상황도 고려해 엄격히 고민하고 결정했어야 했다는 선입견이 먼저 든다.

참으로 양립하지 못하는 모순(矛盾)으로 역행되는 부분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는 저출산 영향으로 인구절벽의 고령화 시대로 진입한 지 오래됐다.

‘너의 미래는 나의 과거였다’라고 던지듯 내뱉고 싶은 일침이 새삼 떠오르는 이유가 전철(前轍)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필자가 작품발표 차 여러 나라를 다녀봤던 곳 중 일본 몇 곳을 둘러보던 도쿄, 센다이, 후쿠오카(규슈), 삿뽀로 등은 가는 지역마다 필수인력 노동자들 대부분은 젊은이들이 아닌 나이가 많은 백발의 노인들 대다수가 필수노동을 담당하며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부터 고속도로 요금전산소, 노인 돌보미, 콜 센터와 심부름센터 종사자, 노천목욕탕관리인, 시간제 근로인 등등 대다수가 고령인들이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가동연한(可動年限)의 필수노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고령화를 실감했었다.

이러한 절차를 그대로 한국이 일본의 현상을 쫒아가면서 고령화 시대에 변화만을 추구한다며 그럴듯하게 합법화하면서 미래를 감춘 채 삶의 연장보다 질이 우선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8월에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국 합계 출산율은 0.84명으로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의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2020년 국민행복카드 신청자 수의 급감이 2021년 합계출산율의 급락을 예고하는 0.918명으로 2019년 합계출산율의 벽이 또 허물어질 전망이라고 밝혀 날이 지날수록 임산부나 어린아이를 보기 힘들게 됐다.

또한 통계청의 발표한 혼인 건수도 코로나19의 영향과 함께 역대 최저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인구동향을 누적 혼인건수는 지난 7월까지 12만6367건으로 1981년 이후 최소 수치에 이른다고 밝혀 출산율의 감소도 오래전부터 예상이 뻔했었다.

국민행복카드는 임신해야만 신청이 가능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급하는 카드로 임신, 출산 진료비 신청자 수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는 이유도 합계출산율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건강보험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민행복카드 신청자 수는 22만870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3만3883건이 감소한 수치로 나타났다고 밝히며 2015년 5월 국민행복카드가 처음 발급된 이래 전년 동기(1~8월) 대비 신청 건수가 10% 이상 급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밝혔다.

이는 3만명이 넘는 신생아 수가 통계에서 사라진 꼴로 2019년 신생아 수의 약 10%로 연간기준을 따져볼 경우 내년에는 약 5만 여명 가량이의 신생아가 줄어든다는 것으로 10년간 내년이 처음으로 나타날 분석이다.

이러한 경향은 크게 경제적인 변수에서 오는 심리적인 작용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되며 불안한 미래에 대한 희망 잃은 사회의 압박과 함께 폭등하는 집값에 따른 부담이 주 요인으로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미뤄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속도라면 한국 합계출산율은 세계최저 수준인 0.8명대 이하로 보기 힘든 기록을 낳을 예상이 점쳐진다.

말 그대로 저 출산은 아이를 낳고 싶어도 경제력을 포함해 여러 가지 사회적인 이유를 들어 미혼과 함께 동거의 개념으로 출산을 꺼리는 후진국형의 사례들로 개인의 자기만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결혼과 출산을 가로막는 요인들 중 폭등한 집값과 양육비 그리고 교육비 등 여러 현안들이 혼재된 막가는 상황에서 살아가야 하는 고심을 거듭해 볼수록 ‘차라리’라는 결론에 봉착하게 된다.

무엇부터 풀어 나아가야 하는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현실에서 결혼과 저출산 문제가 무슨 의미를 가리키고 있으며 이에 따른 정부대책은 무엇이 있는지? 예산 운운하는 비겁(卑怯)을 벗어나 근본적인 저출산은 사회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당국은 미래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들을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미리 고민을 했었어야 했다.

지난 10월 초 가요계의 황제라 불리는 가수 나훈아씨는 어려운 삶에 지쳐 피로감이 극에 달한 국민들을 위해 출연료 없이 초대형 빅쇼를 KBS측과 함께 연출해 전국서 동시에 오랜만에 환호성을 자아나게 해 다소나마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줬었다.

특히 신곡을 발표하는 무대에서는 ‘네 자신을 알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소크라테스에게 인생을 묻는 ‘테스형’이란 노래가사는 ‘인생이 왜 이리 힘드냐’고 따져 묻는 자작곡에서 현실을 반영이라도 하듯 심금을 울리며 열창을 토해내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았다.

또 현실을 뒤집으며 민감한 사안의 이슈들을 뒷짐으로 감추기 급급한 정부에게 나훈아씨는 “우리는 지금 별의별 꼴을 다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며 비난 섞인 질타로 다양한 패러디가 쏟아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엊그제 거제에서는 철모르는 벚꽃이 계절을 망각한 채 꽃망울을 활짝 개화해 어안을 벙벙하게 했다.

이 또한 자연마저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착란을 반복하고 있는 현상중 하나로 개화한 꽃나무들은 정녕 봄엔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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