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정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 김창견 기자
  • 승인 2018.11.0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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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청장의 공약사업과 관련해…

어느 날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공자는 ‘정자(政者)는 정야(正也)’라고 설명한다.

정(正)은 ‘바르다’, ‘바로잡다’, ‘갖추어지다’라는 의미다. 명사로서 ‘옳은 길’, ‘올바른 일’이란 뜻도 담고 있다. 즉 정치가로서 백성을 바르게 인도해야 함이며 다스리는 일 역시 올바르게 바로잡는 일이 정치라는 견해다.

여기에 공자는 설명을 덧붙인다. 먼저 정치인 스스로 언행과 일 처리를 바르게 해야 한다고 말이다.

4년에 한 번 시민들은 주권자로서 선거라는 민주적 방식에 따라 권리를 행사한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2년에 한 번씩 권리행사를 한다.

그럴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시민단체와 각 정당에서조차 한목소리로 정책선거를 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러자니 선량들은 사회제도를 새롭게 바꾸겠다는 혁신적 공약과 삶을 풍요롭게 하겠다는 각종 경제정책과 비전 등을 앞다퉈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2년에 한 번씩 시민으로서 행사하는 권리는 정책선거와는 그리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인물 자체보다는 시대적 민심의 향방 또는 소속 정당의 호불호에 따라 정(正)과는 다소 다른 결과가 도출되니 말이다.

최근 중구의회와 구청장 간 구정 시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유인즉 44억원이나 투입해 독립운동가의 거리와 홍보관을 만들겠다는 구청장의 공약사업이 본회의에 제출되기도 전에 상임위원회에서 전원합의 부결된 것에서 기인한다.

중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 5명 의원의 정당별 의석 상황은 민주당 3명 자유한국당 2명으로 오히려 민주당 의석이 1석 더 많다. 더욱이 행자위원장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이쯤 되면 야당인 한국당이 민주당 구청장의 사업을 발목 잡고 있다는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오죽하면 민주당 의원들조차 자당 구청장이 제기한 의안을 본회의에 올리기도 전에 부결시켰을 것인가? 공통적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이라는 반증이다.

의원들이 주장하는 부결 이유는 세 가지다. 우선 행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자의적 해석으로 의안을 제출했다는 것이다.

모든 행정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절차 없이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려는 부당성에 제동을 건 것과 다름 아니다.

또 옛 충남도청 뒷길이 독립운동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역사적 인식이 두 번째다.

이미 신채호 생가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 관련 시설이 조성돼 있어 중복투자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 세 번째 이유다.

또한 산적한 지역 현안에 요긴하게 예산이 집행돼야 한다는 당위성도 있다. 의원들의 주장에 주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부분은 없어 보인다.

의원들의 말을 종합한다면 행정적인 절차가 무시되고 역사적 인식이나 당위성에서도 결여돼 있는 구청장의 치적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으며, 명분도 효과도 예측하지 못할 예산 낭비의 의안이란 주장이다.

여기서 중구 주민들은 지난 풀뿌리 지방선거에서 소중한 권리행사를 분위기와 바람에 흔들리지는 않았는지, 여야의 정파를 떠나서 정말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았는지라는 인식에 물음표를 던져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아울러 무엇이 정야(正也)인지 새롭게 생각해 볼 일이다.

 

<2> 현학 시상(詩想)

약속

‘그리하리라’

금석에 새겨진 맹약인들

스쳐 지나는 바람에 온전이나 할까?

 

세 치 혀로 뱉은 언약

허언만은 아니었건만

인간사 부질없음에 촛불만 어울렁

 

흙 되어도 지워지지 않을 심연에 들어

또다시 새겨 본다

‘그리하리라’고

 

살다보면

누구나 삶의 무게

양어깨에 짊어졌다 말하지

 

살다보면 생의 문턱마다

어찌 고단하고 버겁지 않을까만은

 

벗어나려 헤어나려 힘겨운 몸짓에도

누군가는 누군가의 버팀목일지니

 

하야!

민들레 홀씨처럼 가벼운 삶의 무게,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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