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심, 시선집 ‘남편이 집을 나갔다’ 출간
안현심, 시선집 ‘남편이 집을 나갔다’ 출간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2.07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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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적 감성과 이마쥬… 직감으로 엮어가는 관계의식의 숨결 돋봬
안현심 시인의 9번째 시선집 표지.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대전문단에서 여류시인으로 꾸준히 창작열을 불태우며 문학작업에 천착해오고 있는 안현심 시인이 9번째 시선집을 출간해 지역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8권의 시집을 펴낸 바 있는 안 시인의 9번째 시집은 한국 대표시인 100인선 시선집 ‘남편이 집을 나갔다’(시선사).

평소 창작열에 열중해 자신의 문학 밭을 일구는데 게을리하지 않던 안 시인은 자신의 가슴 안에 들어앉은 심상을 끌어안고 독특한 조형어법으로 작품을 승화시키는 중견 여류시인으로 익숙히 알려져 있다.

사소한 미물이라도 생명력을 불어넣어 작품으로 승화하는 안 시인의 이마쥬는 역량과 감각 그리고 직감과 관계의식 면에서도 화자를 늘 한 치 앞서가는 쪽에 서서 사물을 인식하고 재확인시킨다.

바로 시인의 안목이 돋보이는 심상들로 30년이 넘게 문단활동을 하면서 다듬고 고민한 흔적과 필력을 시력 속으로 안내하는 시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읽는 이들의 마음을 형이상(形而上)하게 한다.

그동안 발표한 시집만 봐도 적지 않은 출간으로 그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작품들은 솔직하고도 진솔하게 그리고 나지막이 감정을 추이하면서 잃어버린 시간들과 도란거리던 모습들을 유추케 하고 있다.

‘소녀를 다비하다’, ‘상강아침’, ‘연꽃무덤’, ‘하늘 사다리’ 등등의 시집의 주제에서 언뜻 보아도 깨끗한 하얀 한복이 잘 어울릴 것 같이 마치 자신의 모습을 의인화해 평소 삶의 너울에 몰입되는 새로운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이마쥬는 부름을 받거나, 부름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다수의 예인들이 그러하듯 마음속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숭배하는 어떤 신(神)과 교신을 나누며 메시아가 전파를 타고 보내는 한 가운데서 각골(刻骨)문자를 새기듯 기도하는 자세를 잊지 않고 시학의 뜰 앞에 가지런한 신발을 벗어놓듯 시풍에 가미를 얹히고 있어 돋보인다.

안현심 시인.

그동안 펴낸 시집의 주제 문구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듯 불교의식에서 자주 차용되는 언어들로 이를 바라보는 시인 자신도 불가에 머물러 있어 적멸(寂滅)의 순간에도 눈을 뜨고 있어서 만물에게 연민을 갖고 있다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서리가 내린 고요한 이른 상강(霜降) 아침 생멸이 함께 모였다 흩어지는 무의격정(無義激情)과 함께 번뇌의 경계를 오가는 하늘 사다리에 고요하고 아름다움 연꽃무덤을 쌓는다.

안 시인은 1990년 격월간 ‘장르’지를 통해 문단에 데뷔한 이후 2004년 계간 ‘불교문예’로 재등단하며 작품활동을 펼치던 중 2010년 ‘유심’사에 문학평론이 당선돼 문학평론가로도 활동 중에 있다.

수상으로는 진안문학상, 풀꽃문학젊은시인상, 한성기문학상, 대전시평생교육진흥유공자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남대평생교육원과 대전시민대학에서 시 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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