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정 정훈 선생 유품 개인소장 논란
[단독] 소정 정훈 선생 유품 개인소장 논란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3.25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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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문학의 효시 걸작품 개인이 보관해
대전문학관 앞장서 유품 비치 서둘러야
소정(素汀) 정훈 선생의 생전 모습.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충청지역 근현대문학의 효시로 척박한 텃밭을 일궈 한국문단을 빛내고 있는 소정(素汀) 정훈 선생의 주요 자료 및 유품, 유물들이 각기 개인들 손에 흩어 나눠진 사실이 알려지자 문학계가 일시에 술렁이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25일 <뉴스봄>이 지역 원로시인들의 자료 조사와 오래된 기록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정훈 선생의 자료 등이 몇 개인이 나눠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대전문학관의 사료 담당자의 확인에서도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문학관 사료 담당자는 “문학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일부 자료들은 문학관에서 사전에 수집한 자료들과 박헌오 전 문학관 1대 관장이자 시조 시인의 기증이 전부”라며 “그 외 개인의 기증이나 별도의 보존자료 목록은 없었다”고 밝혔다.

유품을 각기 소장하고 있는 개인들도 전화 통화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해 훼손 및 손실 등 유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문학관에 소장할 수 있도록 시급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자료 유실 과정에서 소정 정훈 선생의 차남 정병선 씨(혜남한약국)는 “개인적으로 대흥동에 위치해 있던 부친의 자택이 헐리게 되자 몇몇 문학인들에게 보관해 달라고 유품들과 유물들을 나눠드렸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정 씨는 “부친의 육필원고나 주요 사료들이 개인의 손에 좌우시 되는 사례가 큰 문제로 지적될 줄은 몰랐다”며 “돌아보니 서운하고 아쉬운 맘 금할 길 없어 있어야 할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소정 정훈 선생의 차남 정병선 씨가 운영하고 있는 혜남한약국은 정훈 선생이 대흥동에서 운영하던 한약국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한밭대학 문학교수를 역임한 김선호 박사는 “이런 일은 도저히 상식에서도 생각조차 하지 못할 일”이라며 “대전 문학발전과 소정 선생의 뒤를 이어가고자 하는 많은 문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손혁건 대전문인협회장도 “훌륭한 선생의 자료들이 흩어져 있다면 빠른 시일 기회가 되는 대로 문학발전부흥과 미래 문학을 위해서라도 대전문학관에 비치돼야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이은봉 대전문학관장은 “사실이 드러난 만큼 원상복귀가 정답”이라며 “원칙대로 주요 자료들이 유실될 소지가 있고 이 지역을 빛내고 있는 큰 인물인 만큼 문학적 가치를 논하기에 앞서 제자리 있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 관장은 “선생의 중요한 자료들이 제자리에 있을 때까지 이 지역의 문학인들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 명실공히 충청문학의 자긍심을 찾아야 한다”며 “용두사미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많은 문인들은 “중요한 사료들인 만큼 개인들의 입장 차원을 벗어나는 문제”라며 “선생의 훌륭한 업적과 문화와 예술이 중요시되는 만큼 원칙의 시선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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