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봄] 김창견 기자 = 대전시 동구청의 비상식적인 인사가 되풀이되고 있어 공직자의 사기가 저하됨은 물론 황인호 청장의 자질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더욱이 동구청 인사문제에 외부인사인 김 모 전 동구의장이 황 청장과의 정치적 인과관계를 내세워 입김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어 공직자의 업무 상실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6일 <뉴스봄>이 동구청의 4급 서기관급에 대한 인사를 확인한 결과 상당수 국장급의 평균 재직기간은 6개월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장급은 부서의 실질적 책임자로 행정업무의 연속성을 위해선 통상 2~3년의 재직기간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란 애기고보면 동구의 이 같은 단기 재직은 업무파악만 하다가 퇴직하는 먹튀 서기관 인사로 행정상 추진력의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실예로 김 모 문화경제국장은 지난 1월1일 보임된 지 3개월만인 지난달 말 돌연 명예퇴직을 했다. 김 국장의 갑작스런 명퇴 이유는 차치하더라도 지난해 7월1일 4급 의회사무국장으로 승진한 때로부턴 불과 8개월만이다.
이어 공석이 된 문화경제국장에는 고참 사무관급 7명 정도가 물망에 올랐다. 그런데 누가 봐도 연공서열로 당연히 국장감으로 여겨졌던 3~4명을 제치고 승진소요연수 4년을 겨우 채운 길 모 회계과장이 지난달 30일자로 승진 보임됐다.
길 국장은 공로연수를 2개월여 앞둔 단기 국장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1일 회계과장에 보임된 지 8개월 만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황 청장이 동구의회 의장일 당시 길 국장이 의회사무처 주무계장으로 수행 역할을 맡았던 인연으로 인한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파열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한 인사는 “공무원 생활하면서 첨봤다”라는 탄식이며, 대부분 “뭐 하는 짓이냐”, “줄세우기냐”는 등의 비토성 속앓이를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4급 승진 후 단기간 근무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사례는 이 말고도 수두룩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7월1일 4급으로 승진한 김 모 국장은 고작 6개월 근무 후 올해 초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또 2019년 8월1일 4급으로 승진한 이 모 국장도 불과 5개월 재직 후 2020년 1월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2018년 11월22일 4급으로 승진한 박 모 국장은 그나마 1년 1개월여 재직 후 2020년 1월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역시 같은 날 국장에 보임된 최 모 국장도 7개월여 재직 후 2019년 7월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이와는 반대로 연공서열이 가장 높은데도 번번이 승진에 소외되다 퇴임 1년을 남겨놓고 가까스로 4급에 승진한 케이스도 있다. 전언에 의하면 소위 전임 청장 사람이란 낙인이 찍힌 경우라 한다.
‘먹튀 서기관’ 인사에 외부 입김 작용(?)
이 같은 사례는 사무관급 인사에도 무관할 수 없으며 모두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황인호 청장 3년간의 체제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렇다면 황 청장은 왜 이런 인사를 했을까?
여기에 한 공직자는 “너무 표시난다”며 “인사문제에 김 모 전 의장의 입김이 너무 강하게 작용한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흘러나오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김 전 의장은 황 청장과 지난 제3대·4대 동구의원을 함께 지냈으며 지난 선거에서 황 청장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이력이 있다.
그러다보니 승진을 위해선 외부인사에 줄을 대거나 눈치를 봐야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아니냐며 건전하고 정당한 공직사회 풍토가 아쉽다는 여론이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듯 공정한 인사야말로 올바른 구정을 펼치는 첩경이다. 결국 황 청장은 인사문제에 관한 구정 파악에 낙제점의 원성을 듣고 있으며 만일 외부인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이 역시 청장의 자질을 의심케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동구의 경우 국장급 서기관 자리는 보건소장을 제외하고 총 5석이다. 이에 반해 5급 사무관은 총 43명이다. 즉 연공서열 등 연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서기관 승진을 위해선 줄을 서기 위한 눈치작전까지 치열할 수밖에 없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