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근친교배 씨수소 버젓이…한우의 불편한 진실
[단독] 근친교배 씨수소 버젓이…한우의 불편한 진실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1.04.12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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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개량사업소, 초근친 보증씨수소 정액 판매
1군 씨수소 쏠림현상 여전, 육종농가 관리 필요
한우 자료사진.
한우 자료사진. (출처 : 독자제공)

[충북=뉴스봄] 육군영 기자 = 한국의 한우개량을 책임지는 한우개량사업소에서 초근친으로 탄생한 ‘매우위험’ 등급의 씨수소 정액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파란이 일고있다.

국내 한우 정액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를 통해 전량 공급된다. 이 정액은 선발된 육종농가에서 검증을 받은 보증씨수소가 생산하는 것으로 선발지수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2일 <뉴스봄> 취재결과 한우개량사업소에서 판매중인 KPN 1411은 '매우위험' 등급의 초근친교배를 통해 탄생한 소임에도 불구하고 정액을 판매하는 씨수소로 판매 등록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연구소에 따르면 근친교배를 통해 태어나는 송아지는 열성형질이 발현되거나 유전병의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며 이를 통해 몇 세대가 지난 뒤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우연구소 관계자는 “해당 소는 당대검증을 받고 등록된 후보소로 정액을 판매했으나 정식으로 등록된 보증소가 아니다”라며 “추후 후대 송아지를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보증소로 등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한우개량사업소 관계자는 “씨수소 후보 등록 당시 외증조부에 해당하는 부(婦)측의 계보가 미처 체크가 안된 상태였다”면서 “추후 친자감정을 통해 근친교배가 파악된 개체로 확인된 시점에서 판매금지를 시켰다”고 덧붙였다.

축산업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해 육종농가의 지나친 이익추구가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우의 개량을 선도해야 하는 육종농가에서 다양한 교배를 시도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인기정액’을 통한 이익을 취하려 해서 발생한 고질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인기 보증씨수소는 연간 약 4만회 분량의 정액을 생산한다. 두당 보증씨수소의 경제적 가치는 수억원에 달하며 이에 육종농가에서는 인기 씨수소 혈통의 근친교배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축산업자는 “육종농가의 선발기준이 어떻게 되길래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면서 “한우를 관리하는 개량사업소에서 관리시스템의 허점으로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소의 정액을 판매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업자는 “육종농가 교육을 제대로 시키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면서 “육종농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체계를 정비해야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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