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3)] 한국과의 관계① 노태우 시절 첫 정상회담
[기획연재(3)] 한국과의 관계① 노태우 시절 첫 정상회담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5.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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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된 자원 강국 우즈벡… 중앙아시아 교두보 마련 물꼬 터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1992년 수교 이래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양국 정상은 열다섯 차례 만났다. 수교 29년 동안 평균 2년에 한 번 이상 정상회담을 가진 셈이다.

양국의 정상 간 첫 만남은 1992년 6월17일이었다. 장소는 청와대로 노태우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보다 하루 앞선 6월16일자 연합뉴스는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방한소식을 다음과 같이 보도하며, 의미 있는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1992년 6월16일 한국을 첫 국빈 방문하는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벡 대통령을 이상옥 당시 외무장관이 공항에서 영접하고 있다.(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우즈베키스탄공화국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4일간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16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구소련이 해체된 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최초의 독립국가연합 회원국 국가 원수인 카리모프 대통령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노태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의 관계 증진 방안을 포함한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며 오후에는 숙소인 롯데호텔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는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18일 부산으로 내려가 국내 주요 산업시설을 시찰한 뒤 19일 오전 이한할 예정이다. 카리모프 대통령의 방한은 금년 1월 외교관계를 수립한 우리나라와 우즈베키스탄 간의 실질 협력관계를 심화시키는 계기이자 우즈베키스탄 거주 20만 한국 교민의 지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공화국은 정치 민주화와 시장 경제 체제로의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언론 보도 내용대로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중앙아시아 5개국 중 우리나라를 가장 먼저 찾은 대통령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고, 그의 방한 소식은 우즈베키스탄이 잠재된 자원 강국이란 점에서 우리 경제인의 높은 관심을 샀다.

특히 이튿날 청와대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발 빠르게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공화국 간 관계와 협력의 원칙에 관한 선언’까지 합의돼 중앙아시아 진출을 노렸던 국내 주요 기업의 촉각을 부추겼다.

이 정상 선언문에는 산업, 투자, 무역, 자원 개발, 과학기술 및 수송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과 교류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하고, 이를 위해 양국 산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을 장려하고 용이하게 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담아내 중앙아시아 교두보 마련의 물꼬를 텄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당시 방한에서 양국 간 경제협력 증대와 의약품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면 우즈베키스탄의 기술자와 연수생들을 한국에 파견하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우리 정부는 이를 수락했고, 카리모프 방한 전 오픈한 타슈켄트 한국교육관에 장학관 한 명을 상주시키겠다는 약속까지 안겨줬다. 이로써 경제교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적교류 물꼬까지 튼 첫 만남이었다.

이후 2년 만인 1994년 6월, 김영삼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찾아 카리모프 대통령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로써 김영삼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우즈베키스탄을 찾은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그즈음 대우자동차는 이미 우즈베키스탄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가동하며(1992년 3월 착공) 연간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까지 갖춰나가고 있을 만큼 양국 경제교류는 급물살을 탔다.

이어 카리모프 대통령의 방한은 그의 말처럼 거의 ‘제2의 고향을 찾는 느낌’마저 들 만큼 빈번했다. 1995년 2월과 1999년 10월 한국을 다시 찾은 카리모프 대통령은 각각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교류의 보다 실질적 해법을 찾는 데 주력했다.

*자료조사 및 번역 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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