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12)] “그는 나보이(Navoyi)의 인문정신을 갖췄다”
[기획연재(12)] “그는 나보이(Navoyi)의 인문정신을 갖췄다”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6.03 0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티무르 제국의 나보이와 닮은 꼴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21세기 지식사회의 중요성 강조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2019년 3월 초 타슈켄트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의 석학 이삭코프 요쿱젼(Ishakov Yokubjon) 박사. 그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먼저 이런 말부터 꺼냈다.

“얼마 전에 대통령께서 동부 지역인 나망간을 방문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참 인상적인 말씀을 했어요. 아무리 많이 벌어도 돈은 사라진다, 금은보화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 지은 건물이라도 수명이 있다, 하지만 지식만큼은 그렇지 않다. 지식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말씀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21세기 지식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우리에겐 참 훌륭한 대통령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들며 많이 행복했습니다”

이삭코프 박사는 올해 88세로 26세에 나보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오랫동안 후학들을 길러 온 우즈베키스탄 최고 석학 중 한 사람이다. 그는 3년에 한 번 수여하는 이 나라 최고 권위의 ‘베루니 국가상’(Beruniy Prize) 수상자이기도 하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통치철학은 ‘나보이적 인문정신’이라고 강조한 우즈베키스탄의 석학 이삭코프 요쿱젼(Ishakov Yokubjon) 박사(가운데). 이삭코프 박사 왼쪽이 이 글을 연재 중인 조철현 편집위원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통치철학은 ‘나보이적 인문정신’이라고 강조한 우즈베키스탄의 석학 이삭코프 요쿱젼(Ishakov Yokubjon) 박사(가운데). 이삭코프 박사 왼쪽이 이 글을 연재 중인 조철현 편집위원이다.

그의 서재에는 책향이 가득했다. 그가 그동안 펴낸 수십 권의 저서는 물론 동서고금을 망라한 철학서와 문학, 역사, 지리, 인문서 등이 빼곡해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그는 그 수많은 책 중에서 알리셰르 나보이의 작품집 한 권을 찾아왔다. 그리곤 익숙한 눈빛으로 나보이의 경구 한 구절을 찾아 펼쳐들며 큰소리로 낭독했다.

Olam ahli, bilingizkim, ish emas dushmanlig',

Yor o'lung bir-biringizgaki, erur yorlig' ish.

세상 모든 사람들아. 서로 다투지 말라

우정을 나누며 살라. 그것이 인간의 정도로다.

이삭코프 박사는 수백 년 동안 내려온 나보이의 수많은 글 중에서 이 경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타슈켄트 나보이문학관 앞 동상에도 이 글귀가 우즈베크어와 러시아어, 영어로 적혀 있다고 소개했다.

“내가 이 글을 낭독한 이유가 있습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지난 2년 치적을 제대로 함축한 글이기 때문이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바로 이 알리셰르 나보이의 인문적 정신 그대로입니다.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오랫동안 분쟁을 겪었던 키르기스스탄과 화해하고, 타지키스탄과의 갈등도 통 크게 풀며 두샨베까지 하늘길도 열었지 않습니까?”

그는 오로지 시민만을 바라보며 정치를 했던 티무르 제국 시대의 나보이처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혼을 다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또 책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합니다. 마을공동체를 방문할 때마다 도서관을 지어야 한다는 말씀을 빼놓지 않고 있어요. 그 덕분에 서점도 많이 늘어나고 있지요. 최근만 해도 250여개의 서점을 개설하도록 정부 방침이 내려간걸로 알고 있습지요”

이삭코프 박사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 타슈켄트 시내에서 만난 올리모프 파루흐벡(Olimov Farrukhbek) 씨도 같은 말을 했다. 그 역시 나보이 연구로 최근 박사학위를 받은 만학도로, 현재 우즈베키스탄 국영채널인 ‘Dunyo boylab TV’의 책임 연출자다.

“이삭코프 박사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분은 제 지도교수의 지도교수셨지요. 역시 석학다운 통찰력으로 명쾌하게 짚어 주셨습니다. 우리 방송에서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인문적 국정철학을 깊이 반영하고자 많이 노력 중입니다. 미르지요에프 대통령은 특히 역사에 대한 관심이 무척 깊은 분입니다”

*자료조사 및 번역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