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순 수필가의 추억에 깃든 향기
정혜순 수필가의 추억에 깃든 향기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6.04 2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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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여백에 담은 온기’ 첫 수필집 출간
일상의 주옥같은 편린 작품으로 꽃피워
정혜순 수필가.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누구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 책임으로 의무와 보람을 갖고 수십 년간 한 직업에 종사하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때에는 감회가 새롭기는 매한가지다.

적지 않은 세월을 충청 내포권역에서 교육자로 오롯이 40여 년간 교단에 재직하다가 퇴임 후 일상을 맞는 삶의 방식은 또 다른 이정표를 찾아 나서는 지침이 될 것이다.

교단에서 적지 않은 삶을 엮으면서 제자들을 양성해 그 제자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며 구슬땀을 흘릴 때 스승은 그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을 터이다.

그런 과정을 체감하면서 일상의 삶에 머물러 꽃을 피워 향기를 맡으며 꽃잎들을 모아 원고지의 빈칸을 메우는 감회는 남다른 성과이고 감동이다.

충남 홍성 출신으로 교육자의 길을 걷다 수필가로 문단에 대뷔, 문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정혜순 수필가가 처녀수필집 ‘내 삶의 여백에 담은 온기’(오늘의 문학)란 수필집을 발간해 향기를 전해준다.

겉표지엔 이동숙 작가가 완성한 동양화 한 폭이 화제(畫題)를 붙이듯 제목을 살려 운치를 더하고 있다.

해돋이로 유명한 당진의 왜목마을 바닷가 풍경을 멀리 작은 섬들을 배경으로 시원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묘사하고 있어 한층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정혜순 수필가의 첫 수필집 표지.

총 250여 쪽에 이르는 비교적 두툼한 정혜순 수필가의 수필집은 1장에 엄마라는 부제를 시작으로 2장 나의 봄날, 3장 삶 속에서, 4장 다시 엄마로 목차를 꾸미고 있다.

여는 글에서 정 수필가는 고백서 같은 부족한 마음을 낮춰 자신의 전부라 여기던 남편에게 실상들을 거짓 없고 담백하게 드러내놓는다.

외롭게 먼저 떠난 남편에게 더 잘하지 못한 삶의 틈틈을 들여다보며 행복했던 순간들을 안타까움으로 회상하기도 한다.

책장 사이마다 희노애락이 묻어나는 페이지를 넘기는 곳곳 꽃들과 나비와 새들 그리고 목가적인 다채로운 풍광까지 그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여울이 지는 골목에서 해가 뜨는 아침이슬까지 발자국이 머문 곳마다 스케치하듯 그려놓는 모습들이 아름다움으로 수 놓는다.

‘즐거운 수다 시간’이란 부제에선 고통의 시간을 이겨가며 이웃들과 벗들과 함께 어우러져 행복감을 성취해나가는 자신을 발견하며 대견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진실하게 살아가는 삶의 내용으로 가득한 수필집은 외로움과 서글픔과 그리움과 아픔이 가득하지만 스스로 기쁨을 찾아가는 정혜순 수필가의 진정한 심상들이 꽃망울처럼 맺혀있어 그의 다음 저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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