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 친환경 무지개 색소가 개발된 사연
세계최초 친환경 무지개 색소가 개발된 사연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1.06.08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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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양동수·박선영 박사, 미생물 균주 이용한 천연색소 개발
KAIST 생명공학과 연구팀.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KAIST 양동수·박선영 박사연구팀(지도교수 이상엽 특훈교수)은 포도당 또는 글리세롤로부터 일곱 빛깔의 무지개 색소를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

석유 화합물로 만든 합성색소는 옷감을 염색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을 야기한다. 실제로 국내 산업용 폐수의 17~20%는 이러한 합성색소를 통한 염색으로 발생하고 있어 대체 색소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지용성 식품과 의류 염색 등에 활용되는 소수성 천연색소에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안전하고 공해우려가 적은 일곱가지 소수성 천연색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KAIST 양동수 박사의 일문일답.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실생활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각종 색소는 식품과 같이 직접 섭취되거나 화장품과 같이 피부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하지만 색소 중 대부분은 석유 화합물로부터 생산되는 합성 색소이며, 색소의 사용이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는 만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건강 문제 및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을 이용해 천연색소를 생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값비싼 천연색소 생산공정 및 낮은 수율로 인해 산업화가 실현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현재까지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 등의 천연색소는 생산된 바 있으나, 초록 및 남색 천연색소는 보고된 바가 없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팀은 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색상의 천연색소를 미생물로부터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수행하게 됐다"

당근 등의 식물 색소인 베타 카로틴(주황)과 박테리아의 디옥시비올라세인(남색)을 배양하고 있다.
당근 등의 식물 색소인 베타 카로틴(주황)과 박테리아의 디옥시비올라세인(남색)을 배양하고 있다.

연구는 어떻게 전개됐나?

"본 연구팀은 지용성 식품과 의류 염색 등에 활용되는 소수성 천연색소에 주목했다.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모든 색상의 색소를 생산하기 위해, 카로티노이드 계열 색소를 표적 색소로 정했다.

그 후 미생물의 대사회로를 조작하는 기술인 대사공학을 이용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모두 생산했다. 미생물을 통해 소수성 색소를 생산하면 미생물 내부에 소수성 색소가 축적된다. 세포 내부의 수용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동안 소수성 색소를 특정량 이상으로 생산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세포의 모양을 변화시키거나 세포 내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내부의 소수성 천연색소 축적량을 증가시키고자 했다. 

또 색소 생산량을 더욱 증가시키기 위해 세포 외 소낭을 형성해 미생물 밖으로 소수성 천연색소를 분비해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포도당 또는 글리세롤을 단일 탄소원으로 사용해 일곱 빛깔의 천연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대장균 균주를 최초로 개발할 수 있었다"

연구의 장애요소는 어떻게 극복했나?

"세포 내 소낭 및 세포 외 소낭의 형성을 증명하고 관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SEM)과 투과전자현미경(TEM) 분석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소낭의 형성을 관찰하고 입증했다.

전자현미경 분석 과정에서 다양한 조건을 테스트해 분석을 최적화할 수 있었고, 소낭의 직접관찰을 통해 실험으로 얻은 결과를 분석하고 다음 전략을 수립할 수 있었다.

특히 주사전자현미경 분석을 통해 형성된 세포 외 소낭의 일부가 뭉쳐서 세포 표면에 달라붙은 채로 형성됨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천연 무지개 색소를 고효율로 생산하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세포 내 소낭 및 세포 외 소낭의 형성과정 비교
세포 내 소낭 및 세포 외 소낭의 형성과정 비교.

이번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연구는 최초로 초록 및 남색 천연색소를 생산했고 천연색소로 구성된 일곱 색상의 무지개 색소 모두를 미생물을 통해 최초로 생산했다.

또 기존의 대사공학 및 단편적인 세포막 개량 전략을 업그레이드하고 통합해 완성된 시스템대사공학-세포막 개량 통합 전략을 완성했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된 시스템대사공학-세포막 개량 통합 전략은 다른 소수성 천연물의 고효율 생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생물에 시스템대사공학을 적용해 생산한 일곱 가지색소.
미생물에 시스템대사공학을 적용해 생산한 일곱 가지색소.

향후 연구계획은?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다양한 고부가가치 천연물을 생산·산업화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연구를 통해 생산한 무지개 색소의 생산성을 더욱 증대시켜 산업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생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다른 유용한 색소 또한 발굴해 생산하고자 한다.

본 연구팀은 이로써 국민의 건강증진 및 보다 편리한 삶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5월25일자 온라인 출판됐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논문명 : Production of rainbow colorants by metabolically engineered Escherichia co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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