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향한 꽃의 어울림과 몸짓(하)
신세계를 향한 꽃의 어울림과 몸짓(하)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6.28 0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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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평론] 상생과 조화로 추구는 이상 세계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상편에 이어) 이는 이상향의 이미지가 임 작가 자신에 삶의 일부로 화면(畫面)을 대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춤추듯 꽃과 나비가 실존하는 존재로 하여금 내면 깊숙이 직시하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사랑의 영혼을 지닌 존재와 바라보는 존재자로서의 가치는 이러한 상호적 특별한 관계적 인식으로부터 이뤄진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앞에 놓인 존재 또는 대상은 단지 하나의 공간을 차지하며 스쳐 지나가는 손재주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주체의 인식이 존재나 대상 속으로 스며들어 특별한 하나의 물성을 이룰 때 존재 또는 대상은 비로써 스스로 상호를 받아들여 자신의 의미와 본질을 드러내며 주체와 서로 소통하게 된다.

작가의 노래와 춤, 나비로 상징되는 신세계에 대한 인식은 이처럼 단순한 서정성을 뛰어넘어 자연의 질서와 변화 속에서 창조되는 어울림의 생명력을 갖는 에너지로 탄생해 호흡하기에 이른다.

이 감동적인 인식의 변화는 꽃과 나비라는 소재가 지닌 전통적인 상징성을 뛰어넘어 그 생명력의 근원인 이상적 세계에 대한 탐구로 자연스럽게 전이돼 간다.

따라서 임 작가가 신세계를 탐구하는 작업 속에서 자신의 삶으로부터 촉발되는 내면의 의식들을 투사해 화면으로 승화시키는 반복의 연속이 충실하다.

이러한 내면적 성찰을 바탕으로 세속적인 은밀한 욕구를 오랫동안 걸러내고 응축시켜 유토피아의 이미지로 재해석해 표출하는데 이르게 된다.

어울림 13. 72.7x60.6 한지에 담채 채색.
어울림 13, 72.7x60.6 한지에 담채 채색, 임지애 作.

임 작가는 최근 또 다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어 눈길이 머문다.

그중 돋보이는 것은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작업 과정에서 터득해왔을 독특한 기법이 특별하게 시도되고 있어 새로운 신선함을 준다.

기존의 채색화나 수묵화 작업과는 달리 비단에 염색을 물들이는 방법의 일종으로 새롭게 변모해 가는 조형적 기법이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고 능숙하게 화면에 녹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라는 제목으로 작업한 일련의 연작들을 시리즈로 우리 전통 한지나 비단의 바탕에 분채와 석채를 입혀 화사하면서도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내 화사하다.

또 다양한 화면분할을 통한 공간구성을 구축해 현대적인 감각을 부각하면서도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이미지를 어울림의 구축이라는 주제 속에 무리 없이 융합시키고 있는 것도 경험적 표현에서 가능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과정들은 답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임 작가의 터득에서 비단 바탕에 염색기법을 시도해 화려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색감을 극대화하는 등 새로운 조형적 실험도 매진하고 있어 앞으로의 작업 방향에 기대와 흥미를 예감하게 한다.

특히 임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최근 작품들은 동양화의 전통에 바탕을 두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요구하는 시대적 조류와 흐름에 따라 주체적 변화를 지향하며 모색해온 열정의 산물로 이해된다.

전통의 틀 속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감각으로 미지의 신세계를 꿈꾸는 임 작가의 열정과 정신은 작가가 지녀야 할 필연 중 하나로 분신처럼 여기는 작품의 생명력과 동일시 하기에 중요한 부분으로 연산이 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꽃과 나비의 감각적인 향기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감춰진 본질의 의미를 들여다보고 이해할 줄 알아야 사물의 변화를 읽고 대상과의 공감을 획득하는데 작품의 완성도가 한층 깊어진다는 본령을 숙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임 작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통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임 작가처럼 자신과 끝없는 자문을 구가하는 진지한 약속을 잊지 않고 지속적인 열정으로 새로운 신세계를 꿈꾸는 이상은 시각을 넘어 가슴을 울리는 감동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작가는 사랑과 영혼의 행복한 교감이 넘실대는 꽃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상징화해 작품을 극대화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작업에서 보여주고 있는 임 작가의 작품세계는 바로 자연이 주체인 인간의 본능적 아름다운 마음과 그 내면에 보이는 창을 통해 소통과 어울림을 희구하고 정진하는 마음을 흩트리지 않기 때문에 돋보이는 이유가 된다.

따라서 임 작가의 작가정신에서 빼놓지 않는 것은 신세계로 다가가는 주요한 꽃이 모티브가 되지만 그 너머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며 이면을 획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작품을 대하는 진지한 작가의 마음이 작품에 투영돼 빛이 난다.

따라서 작품에서 보듯 앞서가는 감각적인 조형적 실험에서 다양한 작업 세계에 대한 지평의 확대는 또 다른 동양화의 현대적 변화의 모색으로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내보이고 있어 고무적이고 신선해서 자신감을 점령한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꾸준하게 임 작가가 내딛는 진취적인 화업의 길에 융숭한 화력(畵力)과 울력이 차고 넘쳐 한국화단에 이미 커다란 이정표를 세워 입증되고 있듯 임 작가의 앞날에 찬란한 빛이 무궁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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