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31)] 중앙아시아 평화를 위한 행보④
[기획연재(31)] 중앙아시아 평화를 위한 행보④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6.30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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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파이프라인 사용 합의, 항공노선 25년만에 재개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분주하게 정상외교에 나선 그의 다음 행선지는 카자흐스탄이었다.

2017년 3월23일 아스타나에 도착해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당시 대통령과 만난 그는 1998년 타슈켄트에서 서명한 ‘양국의 영원한 우정 조약’과 2013년 서명한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 조약’을 재확인하며 향후 두 나라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 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의 2017년부터 2018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임시 회원국 추진 방침을 적극 지지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양국의 지역적 이익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표명했다.

이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중앙아시아 비핵화 정책을 지지하며, 모든 군사기구와의 비동맹 원칙,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포함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외교정책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이어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엑스포 2017 국제전시회’에도 나란히 참석해 우의를 과시했다. 이 자리에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양국 간 교역규모가 2017년 5개월 동안 30%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말하면서 “이번 엑스포 행사기간 동안만도 양국 간에는 1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30개가량의 카자흐스탄 회사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130여개의 우리 기업 역시 카자흐스탄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화답하며 양국 경제교류의 보다 역동적인 활성화를 희망했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하는 모습.

한편 양국 정상회담 기간동안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국영 석유회사들은 양국 석유교역의 원활함을 위해 옴스크-파볼로다르-침켄트로 이어지는 석유공급 파이프라인 사용에 동의하는 협정서를 체결했고, 석유, 가스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석유ㆍ가스산업 협력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와 관련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석유공급 파이프라인 사용 합의는 양국이 경쟁 관계보다는 형제국으로서 상호보완 관계에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언급함으로써 향후 양국의 경제교류가 보다 활발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2017년 4월11일, 구소련의 해체와 함께 중단됐던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와 타지키스탄의 수도 두샨베 간 항공 노선도 25년 만에 재개됐다.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은 오랫동안 국경안보와 농업용수 사용 문제 등으로 심각하게 대립했다. 특히 1992년 타지키스탄 내전 당시 반군 지도자들은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타지키스탄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도시 사마르칸트와 부하라가 타지키스탄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이들 도시에 대한 반환을 요구해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 같은 갈등 속에서도 양국은 여러 차례 항공운항 재개를 협의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는 또 다른 갈등이 표출됐다. 이번엔 물 분쟁이었다. 상류 지역인 타지키스탄에서 수력발전용 댐 건설이 추진됐다.

이로써 우즈베키스탄의 하류 쪽 농촌 경작지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대규모 면화 생산업자들의 피해가 컸고, 이로써 양국의 갈등은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타지키스탄의 댐 건설로 마침내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농지인 수르한다리야와 카쉬카다리야 주의 주요 수로들이 차단됐다. 이에 상응해 우즈베키스탄은 타지키스탄에 지원하던 가스공급을 끊었다. 20여년째 강력한 리더십으로 우즈베키스탄을 이끌던 카리모프 대통령의 분노로 직항노선 논의는 다시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

항공 재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탄 건 카리모프 서거 후 미르지요예프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나서부터였다. 2016년 10월 코밀로프 우즈베키스탄 외무장관이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을 방문해 노선 재개에 대한 협상을 제안했다.

코밀로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제 양국은 더 이상의 지엽적인 갈등에서 벗어나 통 큰 타협으로 하늘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도 취임 즉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차원에서 이 문제를 타결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2017년 2월20일로 예정됐던 항공운항 재개의 한 차례 연기를 거쳐 마침내 4월11일 하늘길의 첫 문을 연 역사적 물꼬를 트게 됐다.

*자료조사 및 번역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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