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장마(久雨)의 계절에 서서
[컬럼] 장마(久雨)의 계절에 서서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7.08 1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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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로 이어진 기후변화, 그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불면증에 시달리는 버릇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다.

새벽 깊도록 잠 못 이루고 있을 때 양철지붕을 때리며 쏟아지는 빗소리나 기와지붕 처마 끝으로 모아들다 터지는 빗방울 소리는 당시 위안이었다.

조용히 서랍 속 편지를 꺼내어 섬세한 감성과 조바심으로 빗소리를 들으며 읽어보던 추억도 예전엔 낭만쯤으로 여겼던 때이다.

신선한 자연을 중심으로 반복적인 리듬을 타며 운치 있게 내리는 빗소리는 청각을 자극하며 헛된 몽상을 꿈꾸다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들게 들려주던 빗줄기 소리나 빗방울 터지는 소리는 친숙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름 로맨틱하고 센티멘털하게 내리던 빗줄기의 직선적 열정의 하행 곡선은 섬세하고 예리한 감각을 자극하는 멋스러운 운치가 있을 적이다.

먹구름이 비를 몰고 있다.
먹구름이 비를 몰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여름이 오기 전 으레 한 차례 큰 소란을 피우고 지나가며 인간들을 놀라게 해놓고 변해가는 지구촌 이변들의 참상은 별도의 특별한 시기가 없어져 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는 장마가 시작된다는 기상예보를 듣노라면 일찍부터 온몸이 습하도록 스믈스믈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다.

세상 이것저것 모든 것이 눅눅해지고 도시, 농촌, 바다, 산간에 닥칠 현상들이 구겨지고 사람들의 오감마저 축축해져 머리가 근질근질 해진다.

원래 장마는 6월 중순에서 7월 하순에 걸쳐서 동아시아부터 습한 공기가 전선을 형성해 초여름기간 하늘과 땅의 습도가 남북을 오가며 많은 비를 내리게 한다.

이런 현상과 시기를 예부터 장마철 또는 구우(久雨)라고 칭했다.

그러나 이제 내리는 것이 아니라 퍼붓는 정도로 쏟아지는 빗줄기는 아예 복구 초치마저 엄두를 낼 수 없게 만들어 손발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포기하기에 이르게 한다.

금년도 지금 한창 장마가 시작됐지만 벌써 곳곳에 많은 폭우로 사태가 이어지면서 기진맥진하게 하는 등 불볕더위까지 겹쳐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우선 걱정과 근심이 앞선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과 호흡하는 것들 또 농작물 및 가옥, 축사들이 흙더미에 쓸리고 떠내려가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자산피해 등이 이어지면서 이재민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아수라장은 예전엔 체험하지 못했던 거센 태풍까지 겹쳐 피해를 키우며 이를 더욱 부추기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어 노심에 찬 한숨들만 깊을 뿐이다.

이는 비단 어느 한 곳이 아니라 전 세계에 거쳐 도처마다 모두 야단법석으로 아우성을 치는 모습들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러한 장마철이 되면 지구의 이상징후 현상들로 나타나는 위협들은 세월이 거듭할수록 날로 극심해져 막중한 이변들을 낳는 현상을 지적해 이제 하늘을 탓하기는 부질없는 노릇이 됐다.

누구를 나무라고 무엇을 탓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지구촌의 문제가 이제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무섭게 압도한다.

언제부터인가 기상관측 역사상 최고를 기록한다는 예보와 최악이라는 말로 그 심각성은 재앙을 경고하며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확인시키고 있다.

원인과 이유는 분명하고 확실하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마찬가지로 예외가 아니다.

온실가스로 이어진 기후변화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그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인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혼탁하여 찹찹하다.

또 그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 삶의 변화와 우리 인간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며 과연 어떤 꼴로 변해가는지 얼굴에 시름이 깊어 일그러진다.

결국 지구온난화에 따른 지구 환경변화 그 심각성이 가져올 내일이 어떠할지 퍼붓는 장맛비를 바라보며 눈을 비비고 하늘을 올려다보면 먹구름만 시커멓게 드리워져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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