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45)] 거리 사진촬영도 금지했던 나라의 변신
[기획연재(45)] 거리 사진촬영도 금지했던 나라의 변신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7.21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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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부터 공공장소와 건물, 시설 등 사진촬영 상당부분 허용
2025년 외국인 관광객 900만명 시대 목표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그동안 길거리 같은 사소한 장소에서도 사진촬영이 엄격하게 제한돼 왔다.

하지만 2018년 2월부터 이런 조치들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서명한 ‘관광산업 육성 추가 조치 결의안’에 따라 공공장소와 건물, 시설 등에서의 사진촬영이 상당 부분 허용됐다.

초기 조치 때만 해도 행정기관이나 국가기관, 산업시설, 군부대 등 허가를 받아야 촬영이 가능했던 시설들에 대해서는 여타 설명이 없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주요 국가시설로 분류돼 엄격하게 사진촬영이 금지됐던 ‘타슈켄트 TV탑’의 사진촬영이 허용됐고, 2018년 6월부터는 타슈켄트 지하철에서도 비디오와 사진촬영이 가능하게 됐다.

사실 타슈켄트 지하철은 매우 아름답게 설계돼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개통 때부터 최근까지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사진촬영이 금지돼 관광객들의 아쉬움이 컸다. 특히 이 문제는 우즈베키스탄을 찾은 수많은 여행 블로거들이 ‘지하철 사진도 못찍는 폐쇄국가, 자유가 없는 나라’라는 글을 올려 국가 이미지에도 큰 손실을 가져왔다.

아울러 타슈켄트 지하철은 입구마다 경찰관들을 배치해 오가는 승객들의 가방을 뒤져 외국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곤 했다. 시설은 21세기인데, 관리는 19세기라는 오명 속에서 관광산업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되곤 했다.

그런데 2018년 말부터는 이 문제까지 해소됐다. 지하철 입구 검문 경찰관을 전자 검문시스템으로 대체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고려하기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 타슈켄트에서 29년째 거주하고 있는 허선행 세종학당 학당장은 ‘대단히 놀라운 변화’라고 기뻐했다.

“거리에 경찰관이 사라졌어요. 이점 하나가 미르지요예프 시대의 상징적 변화입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거지요. 그동안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로부터 지하철 타기 싫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는데, 정말 반가운 조치들이 계속되고 있어 사회가 밝아지는 느낌입니다”

이밖에도 우즈베키스탄에는 많은 변화가 일렁이고 있다. 2018년 1월에는 아지즈 압두하키모프(Aziz Abduhakimov) 국가관광위원장이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허가를 받은 외식산업 종사자들에게 24시간 영업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부하라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우즈베키스탄 관광경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부하라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우즈베키스탄 관광경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2003년 이후 금지돼 왔던 심야 시외버스 운행을 허용하겠다는 발표로도 이어졌다.

또 렌터카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는가 하면 여행 전문 방송채널도 구축했고, 기차역 등 공공시설에서의 무료 Wi-Fi 사용 확대, 히바, 부하라, 사마르칸트 등 주요 관광 도시들에서의 면세점 개설 허용 등 2018년 1년 내내 관광산업 활성화에 도움 되는 조치들이 대거 쏟아졌다.

특히 그 가운데는 2018년 1월부터 지역 간 검문소를 폐쇄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다음은 이와 관련된 현지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내무부가 전국 지역 간 검문소 54개를 1차적으로 폐쇄 조치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지역 간 교류 활성화와 관광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역 간 검문소를 지적한 바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133개의 지역 간 검문소가 있으며 향후 66개의 검문소를 점차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한편 2019년 1월에는 사마르칸트까지 가는 고속열차 전용 철도를 개설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까지 가는 데 걸렸던 기존의 2시간8분을 1시간20분가량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또 2019년 2월에는 타슈켄트에서 사마르칸트까지 가는 유료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2025년 외국인 관광객 900만명 시대를 목표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열정이 느껴졌다.

*자료조사 및 번역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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