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열병합발전 갈등, 지역 정치가 키웠다
대전열병합발전 갈등, 지역 정치가 키웠다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1.07.26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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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갈등해결의 중재자 역할을 맡았다면 진작 타협되고 남았을 사업
열병합발전 반대시위에 나타난 허태정 대전시장.
열병합발전 반대시위에 나타난 허태정 대전시장.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대전열병합발전 논란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에너지 전환문제는 임기 내내 갈등요소였으나, 정부에서 밀어주는 에너지전환을 두고 지역의 기관장과 정치인들이 등을 돌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전열병합발전이 산자부에 제출한 ‘집단에너지사업 변경사업계획서’의 골자는 벙커씨유와 LPG를 혼용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던 시설을 LNG만 사용하는 열병합시설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보면 미세먼지도 줄어들고 공급단가도 낮아지는 사업으로서 지역에서 현수막을 걸고 머리에 띠까지 두르면서 막아설 명분이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찬반 측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혼란스럽다. 반대 측은 사업추진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미세먼지 배출량도 늘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찬성 측은 24년째 가동 중인 노후설비를 친환경 설비로 교체하기 위해 사업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사업을 두고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셈이다.

지난달 30일 사업 찬성 측 단체가 박영순 의원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업 찬성 측 단체가 박영순 의원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업체 측이 전기생산을 위해 과도한 용량증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업체 측은 기술발전으로 인해 열 생산대비 전기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외국계 투기자본인 맥쿼리가 사업을 매각해 이윤을 취할 수 있다는 이른바 ‘먹튀 의혹’도 부상했지만 국내 투자자본이 전체 57.1%로 확인되면서 짜게 식었다.

왜 이런 갈등이 발생했을까? 대전열병합발전 현대화 사업은 총 사업비가 5000억원에 달한다. 사업은 전액 민간 투자자본으로 추진되는데, 23개의 사업장과 4만6000세대에 열 공급을 진행하다보니 이르면 7년, 늦어도 10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주장이다.

막대한 이권이 오가다보니 지역 정치권도 군침이 도는 모양이다. 겉으로는 녹색환경과 탄소중립을 내세우면서 지역 정치권의 영향력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하려는 정황도 엿보인다는 여론도 힘을 얻고있다. 

여하튼 이권에 개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의 주요 정치이슈로 자리잡은 것은 분명하다.

대전열병합발전 입구.
대전열병합발전 입구.

실제로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권중순 시의장과 지역구인 박영순 국회의원.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역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고, 업체에서 제시한 데이터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심지어 전문가를 초빙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더라도 업체가 개입돼 있다면 믿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

결국 이 사업은 찬반의 진실공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서로 프레임을 짜 상대방을 공격해 제압하려 하다보니 사업이 통째로 꼬인 것이다.

정치권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또는 누군가 갈등 해결을 위해 중재자의 역할을 맡았다면 진작 타협하고 남았을 사업이다. 결국 시민에게 지저분한 현수막과 시끄러운 분쟁만을 안겨준 꼴이 됐다.

대전시청 앞에 걸린 열병합발전 사업반대 현수막.
대전시청 앞에 걸린 열병합발전 증설사업 반대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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