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ChaoS)
카오스(ChaoS)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8.1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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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환 作.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스쳐 지나가고 있다. 멀어져 가고 있다. 영원히 사라져 가고 있다.

망각과 상실로부터 구원의 영원한 호소들이 흔적을 지워 가며 아우성치고 있다. 어리는 나의 눈(嫩)과 뇌(腦)만의 혼돈이 아니다. 인간실종에서부터 인간회복의 존엄한 정신 전개구도의 기상도가 뒤집혀 가고 있다.

세상 천하는 이미 광란의 급진적 변화의 놀라움과 그 흐름의 속도에 직면해 두려움을 직접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돌아오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무심했고 쓰러져 무너진 정신 전망대를 재건하는 일이 허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한 사실이 뒤늦어 저 멀리 서 있는 쪽만 바라보고 있는 처지가 됐다.

이제야 알진데 생명의 시간은 추락으로 질주하고 생명의 공간은 암흑으로 비상해 숨 쉬는 체험의 두려움과 괴로움을 회피하는 도망자가 될 때 모두는 수천만년 퇴적물로 쌓이는 화석 속에 영원히 갇히는 생명 상실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정신 부활에는 이젠 아찔할 정도의 어지러움과 무서운 세월이 헤아릴 수 없는 숫자만큼 필요하게 됐다.

커다란 시간이 쪼개진 순간은 낮과 밤을 뛰어넘고 검붉은 하늘 너머로 가는 천로(天路)의 공간에 험난한 천계(天啓)가 메아리쳐 울린다.

거대한 사물들이 아주 작게 그어놓은 선처럼 행렬하며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암흑의 끝으로 가라앉고 있다.

하늘, 땅, 바다의 뜨거운 온도를 박차고 이륙하는 시간과 공간의 아픈 랑데뷰의 섬뜩한 이 순간 바다도 미친 듯 몸부림치고 산맥도 미친 듯 활활 거리며 달리기 시작했다.

태초부터 세기에 약속한 공간이 폭발하고 시간의 날개가 과거로 퍼득이며 돌아가는 것. 이는 우주의 발작이며, 창조의 히스테리이며, 자연의 거부이며, 시간의 커다란 이마쥬의 순간들이다.

태초에 우주는 칠흑의 카오스였으며 이 카오스는 우주의 광기(狂氣)였고 창조의 하모니였고 그래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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