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용 시인 ‘바닥의 힘’ 작품집 빛나
강신용 시인 ‘바닥의 힘’ 작품집 빛나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9.27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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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과 간결로 엮은 일곱 번째 시집
순수한 언어의 결정체로 빚는 하모니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시인은 과연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문학적 본령에 충실한 시인이 진정 우리 지역에 얼마나 되고 이에 속하는 시인은 누구라 칭할 수 있을까?

시인의 웅숭한 정신을 떠받고 이를 가장 적절하게 실천해가며 끊임없이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시인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어느 곳에서나 드물지만 당연하다.

그들이 있어 문학의 정체성이 확립되고 시대정신이 이어지며 진실한 탐구가 오롯이 반영돼 긍정적인 문학발전이 실현되게 된다.

이러한 바닥에 오래전부터 시인이 갈망해야 하는 문학적 소통과 변화를 추구하며 대전, 충청권에서 월등한 작품으로 널리 명성을 얻고 있는 문인이 바로 강신용 시인이다.

시인의 본령과 의무 그리고 책임에 대해 심원한 작품으로 이성과 감성을 순수한 시어로 자신만의 빛깔을 빚고 있는 작품집이 출간돼 문학계에 잔잔한 울림으로 청량감 있는 미담이 오간다.

강신용 시인이 일곱번째 시집 ‘바닥의 힘’을 펴냈다. 

올해로 일곱 번째 시집 ‘바닥의 힘’(시와 에세이)을 출간한 강신용 시인(66)의 주옥같은 시편들이 선선해지는 가을바람과 함께 독자들에게 또다시 선물을 선사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인은 머리말에서 “문단 말석에 이름을 올린 지 40년 강산이 네 번 바뀌었건만 시의 길은 아직도 멀고 까마득하다. 그러나 사색의 촉을 세우고 온몸으로 밀고 가야만 하리라”고 다짐한다.

비상과 도약 그리고 다짐인 셈이다.

일상을 글을 찾는 시인의 척도에 매달려 이탈하고자 하는 마음이나 권태로울 수 있는 순간들을 이겨내며 묵묵히 시어를 찾아 한편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갈 때 비로써 깨달음과 동시에 자신만의 무늬를 찾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이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작품을 형상화하는 전개 구도이며 자신의 삶에 충실하도록 발길을 유도해 이끌어가는 시인의 길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시인은 ‘시를 위하여’란 작품에서 “어둠 속에서 홀로 서성일 때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며 “그때마다 아파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시집 표제에 붙인 ‘바닥의 힘’도 같은 맥락의 일환으로 추락을 뜻하고 있지만 그것은 희망이고, 시작이고, 용기이며 각오가 된다.

강신용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 ‘바닥의 힘’ 표지.

바닥까지 내려가 본 사람은 안다

바닥이 끝이 아니라 것을

바닥을 쳐 본 사람은 안다

바닥은 희망이라는 것을

바닥까지 갔다 온 사람은 안다

바닥은 힘이 세다는 것을

-바닥의 힘- 전문이다.

바닥은 지상의 모든 것을 떠받치고 있는 견고한 지상의 땅바닥인 한편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맞부딪쳐 바닥까지 곤두박질하는 곤경의 상황 속에서 다시 삶을 부여잡는 삶의 바닥을 뜻하며 이를 체험한다.

한국시인협회 회장인 나태주 시인은 “시인은 왜 시를 쓰는가? 왜 시 앞에 일생 주눅이 들면서도 무엇엔가 홀린 사람처럼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멀리멀리 떠나가는가?

오늘 또다시 그 물음을 강신용 시인의 시 앞에 풀어 놓는다”라며 “시인의 시에는 한국시의 한줄기 강물이 살아 있다”고 찬미하며 작품을 살피고 있다.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강신용 시인의 시에서는 순수성 그것이 훼손되면 어쩌나 하는 스스로 경계하는 자세가 느껴진다”며 “극도로 언어를 절제하고 시에서 힘을 빼 ‘울림’과 ‘떨림’을 전해주는 시 바로 그것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시인이 추구하는 시의 속성을 주지한 결과로 사소한 언어일망정 예상하지 못할 작품의 성격을 미리 알아 가능한 순수한 결정체를 구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강신용 시인은 1981년 ‘현대시학’으로 문단에 데뷔한 뒤 ‘가을 성’, ‘빈 하늘을 바라보며’, ‘복숭아밭은 날 미치게 한다’, ‘나무들은 서서 기도를 한다’, ‘목이 마르다’, ‘ 어느 날 여백’, ‘바닥의 힘’ 등의 일곱 권의 개인시집을 발표했다.

‘대전문학상’, ‘허균문학상 본상’, ‘대전시인상’, ‘한성기문학상’, ‘백지시문학상’, ‘대전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대전시인협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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