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11.2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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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정 신건이 作.
광정 신건이 作.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황혼이 물든 사계의 길은

지나온 어제 보다 다가오는

내일이 짧다.

착각이었다.

젊음은 의욕을 투영하고

인생은 세월을 반영하고

자연은 섭리를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생에 대한 설래임이 요원하다고

믿었던 세속화된 고집이었다

이제 쉼표도 없는 지상에서

마중도 없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쓸쓸한 뒷모습의 예감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설은 길 위

흰 눈에 쌓일 신발 벗어 놓고

새벽이슬 내리는 꿈속 흉흉히

뒤척이는 영혼의 흑백무늬로

몇 사람들의 가느다란 의식만

떠오르는 혈흔 같은 연정들

길이 없어 가지 못하는

지나온 길만 황량이 드러난

시간 앞서 달려가는 그 길에 서면

또 다른 멀고 먼 대지의 품에

차디찬 언어를 묻는 그대의 유언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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