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보다 느린…' 대전시, 버스운행 조정 후 시민들 불편 호소
'킥보드보다 느린…' 대전시, 버스운행 조정 후 시민들 불편 호소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2.02.07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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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내버스, 배차 간격 · 운행시간 조정 후 교통민원 급증
대전시 "처음부터 문제점 알았으나 노조서 밀어붙인 사안"
대전시 vs 버스업계 눈치싸움에 노선방치…운전기사들 '속앓이'
대전 시내버스(출처 : 뉴스봄DB , 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대전 시내버스(출처 : 뉴스봄DB , 본 기사와 무관한 사진입니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대전시가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조정하면서 버스 운전기사들과 시민으로부터 교통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안전속도 5030정책 등으로 장거리 노선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시내버스 노조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하면서 운행시간이 늘어나고 노선이 감축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시는 지난달 7일 시내버스 노조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해 버스의 배차간격과 운행시간을 조정했다. 하지만 버스 운전기사들은 조정된 운행시간이 버스의 정시성을 지킬 수 없을뿐더러 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객들로부터 많은 불평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요 민원이 발생하는 노선은 802번, 704번, 606번 604번, 513번 등으로 대전시 전역의 중·장거리 노선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버스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구간은 30km의 속도로 달려도 정시보다 일찍 도착할 정도로 운행시간이 길게 잡혀있거나 반대로 60~70km로 달려도 정시에 도착할 수 없는 등 버스 배차시간에 문제가 있다”면서 “운전기사들은 시민들의 불평을 참고해 배차시간을 지키려고 하거나 변경된 배차시간을 무시하고 운행한 뒤 패널티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전시는 변경된 배차시간에 문제가 많고 시민불편이 가중될 것을 예측했으나 버스노조에서 운행시간 조정을 두고 파업을 이어가는 통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대전시는 버스노조에서 요구한 내용이 검토 과정에서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고 강하게 반대했으나 지난해 10월 버스노조가 파업을 이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변경된 사안”이라며 “버스 사업부에서는 변경된 배차시간 그대로 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버스 운수종사자들은 시간을 다시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시간이 지나면 (안정되면서) 좀 괜찮아지겠지 했었는데 조정 후 20일 이상 지났는데도 계속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균형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각 버스업체에서 조정안 대신 다른걸 요구하고 있어 대전시가 먼저 바꾸자고 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향후 대중교통 운행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버스업계와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버스 운전기사들은 운행시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버스업체와 대전시가 눈치싸움을 하면서 현장 기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버스 운전기사는 “바쁜 출근길에 킥보드에 추월당하는 버스를 보고 화내거나 욕을 하는 손님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운행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징계를 받을 수 있고 종착역에서 기다리는 손님들도 피해를 볼 수 있어 어떨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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