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런 행안위 대전·세종 국감 ‘정당 우선 현안 뒷전’
실망스런 행안위 대전·세종 국감 ‘정당 우선 현안 뒷전’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2.10.20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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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종료 30분 남기고 입장한 민주당…질문도 '맹탕'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칭찬 일색…국감 취지 무색
당리당략에 국감도 국민 뒷전… 정당 개혁 필요성도
20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대전,세종) 현장.
20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전,세종 국정감사.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20일 오전 대전시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는 이날 첫 번째 일정이었으나 11명의 의원 중 5명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열렸다. 19일 민주당 중앙당 압수수색 시도 이후 상임위마다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이날 행안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철민, 송재호, 오영환, 이해식, 천준호, 문진석 등 6명의 의원들은 국감종료를 30분 남겨두고 도착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서울, 강동구을)은 검찰의 행보에 대해 ‘정치 탄압’, ‘졸렬한 꼼수’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지각을 정당화했고, 국민의힘 장재원 의원(부산 사상구)은 ‘민주당은 법 위에 있냐’, ‘적반하장도 유분수’, ‘후안무치의 극치’라며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30분간 진행한 감사에서도 지역 현안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샀다. 대전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의 예산확보 방안이나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단계적 폐지는 아예 언급조차 없었다.

송재호 의원(제주, 제주시갑)은 세종시에 “현 슬로건인 미래전략수도 세종보다 옛 슬로건인 행정수도 세종이 좋은 것 같다”고 트집을 잡으며 “오송역에서 정부청사까지 20분이면 가지 않냐?”는 등의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

이해식 의원은 대전시에 주민참여예산 삭감을 질의하며 “의회의 의결을 거쳐 편성된 올해 주민참여사업 예산을 민주적 절차도 없이 삭감했다”고 비난했으나 이장우 대전시장이 “의결된 적 없다. 올해 예산도 관계가 없다.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100억원 줄이겠다는 것”이라고 바로잡자 질의를 철회하고 사과했다.

반면 행안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전 정권에 대한 비난과 여당에 대한 칭찬 일색으로 감사를 마쳐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장제원 의원은 이장우 시장에게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고 원대한 비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겠다”고 자처했으며 김웅 의원(서울 송파국갑)은 “이장우 시장은 장비의 무력과 제갈량의 지혜를 같이 가진 분”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한편 육동일 충남대 명예교수는 이번 국감에 대해 “(국회의원이) 당의 정략적인 이익을 위해 움직이면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국민이나 지역 현안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는 일시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정당정치가 만들어낸 근본적인 문제로 지역 정당 창설이나 선거구제 개편 등 근본적인 정당 개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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