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개인전 ‘붉은 눈의 숲’ 展
이은정 개인전 ‘붉은 눈의 숲’ 展
  • 윤성덕 기자
  • 승인 2023.11.16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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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28일까지, 갤러리 ‘고트빈’서
이은정 作, Untitled, Acrylic on canvas, 91.0×116.8cm, 2023.
이은정 화백.

[대전=뉴스봄] 윤성덕 기자 = 2008년 쌍리갤러리 ‘그림이 좋다展’에서부터 올해 젠갤러리의 두루美 단체전 ‘개별적 형상’에 이어 이은정 화백의 개인전 ‘붉은 눈의 숲’이 22일부터 28일까지 갤러리 고트빈에서 개최된다.

올해 검은 토끼해 검은 돼지월(11월은 간지로 癸亥다)의 대미를 장식할 이 화백의 ‘붉은 눈의 숲’ 전(展)은 다소 시적인 섬세함에 몽환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몽환에는 시리도록 아리게 감싸여진 내면을 과감하게 벗어던지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여기서 작가의 독백을 소개해 보면 “그러니까, 이 숲에는 붉은 눈이 있고 타들어가는 눈동자가 있고 눈동자를 핥으며 얼굴을 감추는 여인이 있다. 마지막 빛은 남아 있다.

무더기로 쌓이는 그림자와 무더기의 무게에 눌려 떨어지는 꽃잎이 있다. 떨어진 이파리들은 모두 붉은 눈.

쓸모없는 것들이 다른 눈들과 함께 쌓이고 어둠이 내려야 할 길목엔 오늘을 몰수하겠다는 새의 날개만 있다.

죽다 살아난 얼굴이 있고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재가 된 눈시울이 있고 일렁이다 눈감아버린 관능이 있다.

잇자국처럼 자줏빛 얼룩과 백색 소음이 있고 무참히 흩어지려는 싸리꽃 아우성이 있다.

유령을 쥐고 초록의 넝쿨에 감긴 여인의 벌린 가랑이 사이로 나를 삼키려는 마지막 눈이 있다. 붉디붉은 눈이….”

문학평론가 황정산 시인은 이은정 화백의 그림 세계는 ‘마녀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한다. 즉 “현대판 마녀의 세계이며, 지금 이 시대에 마녀들이 산다면 바로 그의 그림 속 숲에 살고 있을 것”이라며 “안온하지만 차갑고, 익숙하지만 문득 낯설고, 아름답지만 기괴하기도 한 그런 곳”이라고 해석이다.

또 황 시인은 “거기에는 생명과 두려움이 공존하고 순수와 욕망이 섞여 있다”며 “이은정 작가는 이런 세계를 보여주는 것으로써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의 삭막한 비생명성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가 아직도 쉽게 벗어나지 못한 어떤 근원적인 공포를 다시 떠올려 살아있다는 것의 엄숙함을 생각하게 해 준다”고 평하고 있다.

한편 아은 이은정 화백은 대전미술협회원,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 미술단체 두루美 회원, 2022 ‘시와시학’ 신인상 등단, 대전작가회의 회원, 좌도시 동인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 초대작가展, 빈산기획 초대전 ‘텅, 빈잔에 차다’ 등 초대전을 비롯 개인전, 단체전 등 15회 전시경력이 있다.

이은정 作, Untitled, Acrylic on canvas, 116.8×91.0cm, 2023.
Untitled, Acrylic on canvas, 91.0×116.8cm, 2023.
이은정 作, Untitled, Acrylic on canvas, 182.0×116.8cm, 2023.
이은정 作, 나의 정원, Acrylic on canvas, 97.0×130.3c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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