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심마니가 전하는 ‘겨울 산행에서 만난 약초?’
전통심마니가 전하는 ‘겨울 산행에서 만난 약초?’
  • 홍영선 한서심마니협회장
  • 승인 2023.12.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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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서심마니 혜사 홍영선 “겨울 독초 진짜 조심해야”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퍼져 번식하고 있는 독초 ‘미국자리공’. 

[서산=뉴스봄] 홍영선 한서심마니협회장 = 심마니에게 한겨울은 비수기이며, 여름내 축난 몸을 추스르고 다음 산삼철을 위해 몸을 만드는 휴식기간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아주 가끔이지만, 이따금 한겨울에도 산삼감정 소견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나무를 캐다 보니 혹은 개간을 하다 보니 우연히 산삼뿌리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다수다.

전해오는 구전 중에 산행하는 이들에게 ‘찬바람 부는 계절에 나는 버섯은 먹어도 되고, 겨울 식물에는 독초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맹신하면 이번 의뢰건 같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한겨울에도 조금 따스한 남부지방에서의 의뢰 건이다. 산에 삼을 심기 위해 땅을 팠는데 산삼(?)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의뢰자는 삼을 조금 알기에 뿌리를 떼어 먹어보니 쌉쌉한게 삼 맛이 나고 모양새도 삼과 비슷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혹시나 해 의뢰자가 옆에 있는 자칭 심마니에게 물어보니, 그 역시 “산삼이 맞다”는 확신을 보탰다.

뜻밖의 횡재(?)에 같이 일하던 사람이 그 말을 듣고 두 뿌리를 20만원을 주고 구매까지 해 갔단다.

그런데 의뢰자가 혹시나 해 작은 뿌리를 씻어 먹어보니 갑자기 구토에 설사에 머리가 어지럽다며 사진을 찍어 급하게 필자에게 감정의뢰를 요청해 왔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받아 산삼감정을 해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이 건은 다시한번 더 공론화를 해야겠다고 판단이 든다.

일반인이 볼 때 외견상 산삼과 비슷해 보이나 '미국자리공'이란 독초다.
산삼과 비슷해 보이나 '미국자리공'이란 독초다.

사진상의 식물은 산삼은커녕 ‘미국자리공’이란 독초다.

잎이든 뿌리든 식용하면 구토와 설사 어지럼증에 탈수증상까지 수반되는 심각한 독초다.

간혹 지방마다 다르게 자리공과 미국자리공을 혼동하는 데 두 식물은 매우 흡사하나 열매에서 차이를 보이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리공의 어린잎은 나물로 ‘장녹’이라 해서 먹기도 하지만 모양이 비슷한 미국자리공을 ‘장녹’이라 오해하고 식용하면 큰 탈이 난다.

특히 미국자리공은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퍼져 번식하므로 사진과 비슷한 뿌리식물을 채취한다면 가급적 식용으론 불가하다.

전통심마니로서 꼭 전하고자 싶은 말은 약초든 버섯류든 산에서 나는 모든 식물 중에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은 절대 식용하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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