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혜 개인전 ‘풍경, 원경에서 심원으로’
김경혜 개인전 ‘풍경, 원경에서 심원으로’
  • 윤성덕 기자
  • 승인 2023.12.28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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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문화원서 오는 31일까지… 유화 20점ㆍ추상화 10점 전시
김경혜 열두 번째 개인전 포스터.

[대전=뉴스봄] 윤성덕 기자 = 김경혜 화백의 열두 번째 개인전이 대전 유성문화원에서 지난 25일 개최돼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풍경, 원경에서 심원으로’라는 부제로 김경혜 화백이 지난 2007년에서 2009년까지 그렸던 풍경화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올 한 해 동안 작업했던 ‘이대로’ 시리즈가 만나는 자리다.

특히 우리 지역 가까이에 있는 친숙한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 색과 형태의 자연스러운 화합과 평안한 심경을 보여줬던 과거의 유화작품 20점과 올해 동안 마음의 풍경을 따라 그려낸 추상화 10점이 어우러진 전시다.

따라서 과거와 현재의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해후하는 전시로서 구상과 추상이 한 자리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쏟아내되 평소에도 쉼 없이 마음의 평정과 중도를 구하는 삶을 추구하는 작가의 구도의 순간들이 영글어낸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김경혜 作, ‘겨울풍경’, 30F, Oil on canvas, 2007.
김경혜 作, ‘상신리 풍경’, 30F, Oil on canvas, 2007.
김경혜 作, ‘수통골’, 30F, Oil on canvas, 2007.

김경혜 작가의 오래전 풍경화들은 계룡산 상신리, 대청댐, 어느 강가와 바닷가 등 익숙하지만 작가만의 쓸쓸한 정조가 배어있다. 가을과 겨울이 찾아든 캔버스의 풍경은 전시를 여는 12월 하순과 잘 어우러지고 있고, 때로는 어둡지만 중간 색조의 톤들은 자연의 풍광을 이루는 형태 사이사이에서 묵묵히 제 격조를 지켜내고 있다.

이렇게 친밀한 구도와 색감이 조화를 이뤄내는 유화의 깊은 맛은 세월에 더욱 농익어 십수년의 간격을 뛰어넘어 감상자를 맞이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회화창작의 방법에서 달리 출발하고 있는 최신작은 또 다른 작가만의 색감과 구도의 결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만다라’전을 경유해 특유의 추상작업을 이끌어 오던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회화의 본질과 근원을 마음 다스림의 통찰력과 연결해 늘 깨어있되 세상의 번잡한 일상과 티끌들과는 상관없이 혼자만의 자유로운 감성과 정신력을 유지하려했듯 작품 역시 회화의 본질적 차원들로만 구성하려 했다.

원색과는 거리가 있되 색상 본연의 화려한 색채감을 유지하려는 중도적 색상들이 저마다 인상적인 각각의 작품들은 ‘이대로’ 시리즈 안으로 융합하고 있으며 유려한 선의 흐름을 강조한 화면에는 변화와 탈주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러한 생성은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듯 무수히 중첩돼 있는 사각형 위에서 벌어지니 마치 작가는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창조를 긍정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자유로운 에너지의 파동 사이에서 작가는 창작의 영감을 끌어올리며 한 땀 한 땀 색을 빚어내었을 것이다.

이 약동하는 영혼의 감성을 느끼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는 작가의 오늘은 그저 ‘이대로’를 긍정하며, 또한 새로운 에너지의 발현을 꿈꾸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의 만남, 구상과 추상과의 해후, 현실적 정경과 심연의 마음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는 매일 오전 9시에서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찾아오는 감상자에게 작가의 작품해설이 선물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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