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봉사왕'을 '범죄자'로 만든 정당공천제
지역 '봉사왕'을 '범죄자'로 만든 정당공천제
  • 구태경 기자
  • 승인 2019.08.28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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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차석 전 대전 서구의원, 사퇴에 이어 민주당 탈당
“정치입문자들, 아무도 믿지 말고 스스로 공부해야”
“진정한 민주주의 위해선 공천제도 없어져야...”
방차석 전 대전서구의원이 28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갖고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천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방차석 전 대전서구의원이 28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회견을 갖고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천제도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전=뉴스봄] 구태경 기자 = 방차석 전 대전서구의원이 의원직 사퇴에 이어 28일 더불어민주당에 탈당계를 냈다.

김소연 대전시의원(서구6, 바른미래당)의 폭로로 올해 대전지역의 가장 큰 정치 이슈가 됐던 지난해 6·13 지방선거 불법선거자금 사건과 관련해 1·2심 모두 당선무효형을 받은 방 전 의원이 27일 상고를 포기하고 자진사퇴한 데 이어 28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먼저 방 전 의원은 28일 대전시의회 기자실에서 “더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이날 기자회견의 목적을 밝혔다.

방 전 의원은 “처음엔 이러한 일을 겪게 된 것이 억울하고 화가 났다”면서도 “엄중한 법의 잣대로 어느새 범죄자가 됐고 그것이 부끄럽고 주민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심경의 변화를 전했다.

이어 방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가을경 전문학 전 시의원으로부터 선거출마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큰 봉사를 해보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했었다”면서 “그런데 선거과정에서 믿고 의존하던 이들로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큰 액수의 돈 요구를 받았고 당연히 합법적인 선거비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난 지방선거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 전 의원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도 질문조차 못했고 거절도 할 수 없었다"며 "이들은 조사를 받는 동안에도 핸드폰을 망치로 부수라는 등 회유와 협박을 서슴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 전 의원은 “하루빨리 정당공천제가 없어져야 정말 시민들을 위하는 정치인들이 나올 것”이라면서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공천제가 없어져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특히 방 전 의원은 “저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주변의 꼬득임만으로 쉽게 정치에 도전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아보고 공부해 신중하게 정치에 도전해야 한다”면서 “아무도 믿지 말고 스스로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정치에 입문하려는 예비 정치인들에게 조언했다.

눈물을 훔치는 방 전 의원.
눈물을 훔치는 방 전 의원.

아울러 방 전 의원은 “모든 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저의 책임”이라며 “1년간 술로 살았다. 더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눈가를 훔치며 그간의 고초를 드러냈다.

한편 방 전 의원은 앞서 지난22일 대전고등법원으로부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949만원을 선고받은 후 상고를 포기했다.

반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문학 전 시의원은 대법원에 상고했고 징역 1년4개월, 추징금 2000여 만원을 선고받은 변재형 전 비서관은 상고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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