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단상
5월의 단상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5.07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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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정 신건이 作.

[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귀 기울여 봄이 오는 소릴 듣다가, 봄이 가는 소릴 듣다가, 생명이 움트는 모습을 보다가, 생명이 꽃피우는 모습을 보다가

새삼 가정의 달을 물끄러미 생각하노라니 오늘도 어김없이 뉴스에선 연일 눈물 달구며 어둠으로 추락하는 멀고도 캄캄한 험로

5월은 분명 가정이란 울타리 속 가족들의 소중한 생명이 옹기종기한데 애지중지 끌어안고 입 맞추는 반려견만도 못한 무지한 사람살이

인륜을 저버린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인 사이코패스들이 드라큘라 같은 이빨을 숨기고 극으로 치닫는 디스토피아의 비참함과 끔찍한 참상

가족, 부모, 자식, 친구, 낯선 이들까지 무차별 처참하게 목숨 빼앗아 가족과 가정을 수렁의 늪으로 함몰시키는 무모한 고위험군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가정의 달은 천진한 아이들 웃음소리가 부모님 가슴엔 감사한 카네이션이 은사에겐 바구니 가득 은혜의 향기가

기쁨, 감사, 은혜로 제 가슴속마다 송구스러운 미소 머금은 채 자태를 감추고 살며시 얼굴 내미는 꽃들

줄기에 돋은 가시조차 부드러운 연초록을 갖고 열정을 불태우며 영글어가다 붉은 꽃잎을 터트리고 임 마중하며 반기는 장미꽃들이여

착각이었던가! 봄은 늘 부드럽고 너그러운 촉감으로 아지랑이 더불어 꾀꼬리 종달새 날숨 들숨으로 하늘에 선회하며 부르는 노래

열두 달 희망으로 사계를 준비하는 사람들마다 호흡하는 따뜻한 가슴 벌려 껴안고 등을 토닥이던 자자손손 대대손손 넋과 혼이 서린 혈통

지금은 어디서나 돌보고, 만지고, 감싸는 것도 거칠고 보는 것도 짜증이나 버리고, 밀치고, 누르고, 찌르는 재생도 안 되는 폐기물 꼴

각박해지는 분노 보는 것도, 말하는 것도 귀찮아 볼 것도 없이, 망설임도 없이 자기 맘대로 하찮게 여기는 파리만도 못한 목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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