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치는 물기둥을 바라보면서
솟구치는 물기둥을 바라보면서
  • 류환 전문기자
  • 승인 2021.05.21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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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봄] 류환 전문기자 = 햇빛 흩어져 물빛 되고 물빛 부서져 햇빛 되었나?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흩어 점이 되었나?

물줄기가 시원하게 하늘로 치솟는다.

솟구치는 물줄기가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전기와 기계의 힘을 빌린 작동이지만 그건 보이지 않고 회전을 반복하며 형태를 바꿔 창공으로 치솟아 오르는 물기둥의 위력이 시선을 압도하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한다.

어떨 때는 강력하다가, 어떨 때는 부드럽다가, 어떨 때는 원형이었다가, 어떨 때는 분별이 없다가.

형에서 점으로 점에서 선으로 일시에 이어졌다가 흩어지고 흩어졌다 다시 모여 물줄기로 치솟다가.

물방울들이 수면 표면으로 떨어지면 잠시 잠잠하게 고요해지다가 다시 하나씩 하나씩 회전하며 형상을 만들어 기염을 토해내는 물줄기들.

세월이 인생을 바꾸듯, 시간이 사물을 바꾸듯, 성난 하늘이 역린이라도 해 절망하듯 사정없이 퍼붓다가.

한차례 소나기가 사라지면 태양이 작열한 뒤 석양에 물든 노을이 서쪽 산마루를 넘어가는 절명처럼 잠잠하게 물속으로 스며드는 고요함이었다가.

또다시 어느새 좌우로 회전하며 돌아가는 물보라가 만드는 형상들은 우리 삶의 일상처럼 평온함을 이어가다가.

때로는 험난한 길을 가는 인생처럼 생명 존엄과 인간의 가치 이상을 추구하며 빛나는 영원하고 안온한 행복의 성을 쌓으며 솟구쳐 오르지 않는가?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너와 나 모두는 지구촌 인류가 직면한 공통적인 문제들을 고심해야 하는 뒤 늦은 싯점.

서로의 용기가 내일의 희망으로 가는 길임을 알면서도 미루고, 버리고, 포기해 거들떠보지도 않던 반문명의 나 홀로 걷는 발걸음.

비로써 차라리 지금을 위안하고 치유해야 하는 난제한 과제들은 과연 어떻게 계획되고 어떻게 실현되는가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숙고해야 할 때.

때로는 연민처럼, 때로는 분노처럼 역동적으로 솟구쳐 오르는 물기둥을 물끄러미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시시때때로 초분을 다투며 변화무쌍하게 돌아가는 인류를 위한 평화의 현상계는 과연 어디를 향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각자 자문해보는 시간은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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