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즉각 중단하라”
박성효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즉각 중단하라”
  • 김창견 기자
  • 승인 2022.02.10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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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베이스볼 드림파크’ 시민 의견 구해야
“7년간 전국 유일 종합운동장 없는 광역시 될 판”

[대전=뉴스봄] 김창견 기자 = “오는 3월 한밭종합운동장이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밭종합운동장은 1958년 당시 충남도민의 십시일반 성금으로 건립해 63년 역사 속에서 대전시민과 체육인들의 땀과 혼이 담겨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대전시는 이런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해버리겠다는 방침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한 한밭종합운동장 졸속 철거를 즉각 중단하라고 대전시에 촉구하고 있다.   

9일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와 관련 ‘대전을 사랑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전시와 허태정 시장은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위해 대책 없이 추진되고 있는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즉각 중단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다시 모아 합리적 방안으로 재검토할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 공약은 시작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사업”이라며 “사업 구상단계에서 연면적 약 5만1000㎡ 부지에 147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5년까지 지하 2층~지상 4층 2만석 규모의 야구장을 신설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했을 뿐, 한밭종합운동장 철거에 대한 시민의견을 구하기는커녕 운동장 공백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와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이 2029년까지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 한밭종합운동장을 대체할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라며 “그사이 2026년 완공계획은 3년이나 늘었고, 그때까지는 국제 공인규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충남대와 대전대 운동장을 선수들의 대체 훈련공간으로 쓰겠다”는 시의 고육지책에 날을 세웠다.

무려 7년간이나 대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종합운동장 없는 광역시가 될 판이라는 것이다.

이에 그는 “대책 없는 행정, 앞뒤 안 가리는 밀어붙이기식 사업, 무작정 부수고 새로 짓는 일차원적 개발행위의 피해는 결국 대전을 병들게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며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시민들이 아직도 많다. 조급한 성과주의에 매몰돼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이 되어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또 그는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은 지난해 연말 정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재검토 판정을 받았으니, 이마저도 아직은 계획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 재정에 1200억원이나 되는 막대한 사업비는 또 어떻게 조달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저는 그동안 꾸준히 한밭종합운동장을 존치하는 대신 체육단지 서측 주택들을 매입해 약 4만4000㎡ 공간을 확보하고 이곳에 야구장을 신설할 것을 주장해 왔다”며 “이는 종합운동장 이전에 따른 민원 해소는 물론, 인근 낙후지역 재개발, 상가·편의시설 확충, 이전 비용 절감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최적의 합리적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대전시도 이미 지난 2019년 용역을 통해 베이스볼 드림파크 대안의 하나로 이러한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및 이전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제했다.

이와 관련 그는 “도시에 건물이 한 번 잘못 들어서면 50년·100년 지속적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졸속 철거가 이뤄지면 그동안 가꾸어온 역사와 문화의 현장은 한순간 사라지게 된다”며 “지금 우리는 대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가꾸어나가야 할지 함께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한밭종합운동장 졸속 철거가 중단될 수 있도록 뜻을 모으고, 합리적 방안을 찾는데 적극 동참해 달라”고 대전시민과 체육인 등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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