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프리카 점령한 중국, 무기·인프라 1+1 판매전략
[칼럼] 아프리카 점령한 중국, 무기·인프라 1+1 판매전략
  • 육군영 기자
  • 승인 2021.03.29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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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수출전략 성공 토대로 일대일로 프로젝트 순풍
오성홍기를 흔드는 아프리카의 어린이들.

[대전=뉴스봄] 육군영 기자 = 중국산 무기가 아프리카에서 점점 잘 팔리면서 중국업체의 아프리카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무기시장을 넘어 공항, 도로, 병원, 컨벤션 센터, 미디어 등 각종 인프라 산업을 잠식하며 아프리카 내에서 광범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어떻게 유럽 열강들을 제치고 아프리카의 경제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을까?

2000~2018년도 세계 아프리카 무기 수출액.(출처 : IISS)

중국의 新실크로드 프로젝트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 시진핑 정부는 2014년 11월 중국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중국 이외의 유라시아 국가들을 연결해 협동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제창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과의 충돌을 우회해 궁극적으로는 중국 주도의 질서를 구축한다는 세계전략을 구상했고 이는 무기판매와 외교정책을 하나로 연결하는 개념의 수출방식을 정립했다.

중국은 유럽 열강에서 판매하는 최첨단무기의 카피제품을 싼가격에 판매할 뿐만 아니라 해당국가에 무기생산공장을 설립하고 기술이전과 제휴까지 진행하는 동시에 철도와 교통, 병원 등 각종 인프라 산업까지 지원하고 있다.

2016년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발표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냐,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51개국 중 35개국이 중국제 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알제리에서는 2008년에서 2017년 사이 중국산 무기수입이 46배 증가했다.

중국의
전시된 이룽(翼龍)-2.

‘성능은 나쁘지만 가격은 16%···’ 싼 맛에 굴리는 중국산 무기

그간 아프리카 분쟁지대에서는 비싼 미제·유럽제 무기보다 저렴한 중국·러시아제 무기가 쓰이는 경우가 많아 중국제 무기수출 자체는 특별한 점이 없으나 수출품목의 변화는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아프리카로의 무기수출은 기존 소화기 중심에서 장갑차(APC), 경훈련항공기, 전투탱크, 드론(UAV) 등의 첨단장비 수출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제 수출용 드론인 이룽(翼龍)-2는 알제리를 비롯한 세계 13개국에 150여 대가 판매됐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이룽-2는 지상 9km 고도에서 20시간 이상 체공이 가능하며 터보프롭엔진을 탑재해 최고 370km/h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또 3000회의 실탄사격 중 90% 이상의 적중률을 기록했으며 가격도 580만위안(한화 약 10억원)으로 미제 MQ-1 프레데터(한화 약 60억원)에 비해 1/6의 수준의 가격이다.

이밖에도 미제 M109자주포를 카피한 PLZ45, 3세대 전차 VT-4, SH-5 차륜자주포 등 가성비가 좋은 패키지를 아프리카에 선보이고 있다.

전시된 중국 수출용 주력전자 VT-4.
전시된 중국 수출용 주력전자 VT-4.

아프리카 인프라 잠식한 중국, 원조인가 종속인가?

중국은 무기 수출전략의 성공을 토대로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순풍이 불고 있다.

중국은 아프리카의 도로와 철도, 통신사업 등을 점유하며 SOC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무기와 SOC 사업을 통합으로 판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의 경우 도로 건설의 약 70%를 중국이 점유했으며 에디오피아의 4세대 이동통신사업에도 ZTE와 화웨이가 참여한다. 탄자니아도 올해 중국기업과 1조4000억원 규모의 철도건설사업을 계약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아프리카 경제원조를 빌미로 경제침탈을 진행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아프리카 국가가 당장 감당하기 힘든 투자를 군사·경제원조를 가장해 진행한 뒤 경제적으로 종속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프리카 경제협력기구(출처 : StartFragment https://www.economist.com/middle-east-and-africa/2016/02/27/tear-down-these-walls).
아프리카 경제협력체(출처 : StartFragment https://www.economist.com/middle-east-and-africa/2016/02/27/tear-down-these-walls).

기회의 땅 아프리카, 한국에 필요한 전략은?

그간 대한민국 정부는 아프리카에 직접적인 산업투자보다는 식량원조 등의 인도적 지원을 우선시해 왔으나 국내 기업의 기술력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으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외교정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7년 한국철도공사는 탄자니아 중앙선 표준철도사업(SGR, 공사비 70억달러)의 설계와 시공감리를 맡으면서 공사참여 여부를 두고 중국기업과 경쟁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 지역에는 대우건설을 비롯해 LG전자, KT, 쌍용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도화엔지니어링 등이 진출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조원빈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프리카의 주요 국가들은 최근 10년간의 경제성장 전과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정부 간 경제조직을 설립하는 등 경제발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의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보듯 한국 정부에서도 현 상황을 잘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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