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1년, ‘갖은 구설수에 가려진 성과’
대전시의회 1년, ‘갖은 구설수에 가려진 성과’
  • 구태경 기자
  • 승인 2019.07.0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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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일으키는 의원, 일하는 의원
‘부정적 존재감’이 더 크게 두드러져
김종천 대전시의장이 3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8대 의회 1년 성과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의정에 매진해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자평하고 있다.
김종천 대전시의장이 3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8대 의회 1년 성과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의정에 매진해 '존재감'을 보여줬다고 자평하고 있다.

[대전=뉴스봄] 구태경 기자 = “역대 가장 원만한 전례 없는 원구성을 이뤘다. 1년간 의정에 매진해 의회의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전시의회 김종천 의장은 3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제8대 의회 1년 성과 결산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자평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찬에 시의회 안팎에서는 냉소적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시의회는 ‘거수기 역할’론을 비롯한 의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와 김 의장의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부정개입 의혹 등 의원 개개인의 계속된 구태 행각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12월 정례회서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인 센트럴파크 조성에 관련해 의회 스스로가 상임위원회를 무시해 이종호 복지환경위원장과 함께 복환위 의원 5명이 모두 회의를 박차고 나오는 촌극을 연출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산업건설위원회가 안양동 인조잔디 수의계약 특혜논란으로 곤혹을 치루고 있는 시에게 면죄부를 주는 모양새로 광주 현장조사를 실시해 우려했던 그대로를 보여주며 다시 한번 ‘거수기’ 논란에 휘말렸다.

같은 달 ‘집행부 감싸기’로 언론의 뭇매를 맞은 산건위 이광복 위원장은 ‘풍수지리’를 이유로 한 사무실 교체 개보수 비용에 2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이번엔 ‘혈세 낭비’로 언론과 지역 정당으로부터 또다시 뭇매를 맞아야 했고 이를 승인한 김 의장 역시 비난을 면치 못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바른미래당으로 입당하면서 야당 2석 중 한석을 차지한 김소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전시 보조금지원시설 실태파악’ 특별위원회 구성이 무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대전시당위원장이 소속당 시의원들에게 철회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방의회 무용론’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43회 정례회 2차 본회의 '과학교육환경개선 예산' 표결 결과모습.
지난달 21일 열린 대전시의회 제243회 정례회 2차 본회의 '과학교육환경개선 예산' 표결 결과.

최근 자유한국당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2명의 야당 의원인 우애자 의원과 김소연 의원은 지난달 정례회서 과학환경개선 교육예산 삭감 건을 놓고 “무엇을 하던 20대 2다. 아무것도 할수 없다”면서 “지금의 대전시의회는 ‘거수기’ 기능만이 남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번 8대 의회는 이처럼 의회의 구조적 문제도 있었지만 개개인의 문제 역시 적잖게 불거져 나왔다.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외유성 국외연수 논란이 특히 이번 8대 의회에서는 더욱 잦았다.

의정활동을 펼친 지 6개월도 되지 않은 지난해 12월 의원정수 반수인 11명이 뮌헨, 프라하, 비엔나, 도쿄, 오사카 등 유럽과 일본으로 국외연수를 떠나 ‘관광지 일색’, ‘호화 관광패키지를 보는 듯 하다’ 등의 외유성 논란이 대두됐다.

게다가 이들은 국외연수에서 돌아온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는 지난 5월경 미국, 유럽 등지로 다시 국외연수를 떠났으며 그 중 조성칠 의원은 라스베이거스, 센트럴파크, 브로드웨이 등 확연히도 관광성이 짙은 출장 일정으로 인해 비판의 여론 속에서도 출장을 강행했다.

더군다나 조 의원의 출장은 ‘공무국외여행 심의규정’마저도 위반한 것이 나중에 밝혀져 이러한 규정을 알지 못한 채 승인한 김 의장에게까지 불똥이 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시의회 관계자는 “매번 가는 사람만 간다”며 “(의회를)지키는 사람 따로, 나가는 사람 따로 있는 것 같다”며 꼬집기도 했다.

또한 김 의장은 지난 5월13일 대전시티즌 선수선발에 부정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업무방해혐의로 대전경찰청에 입건되면서 경찰 조사를 받기까지 10일간 공식적인 일정을 전부 취소하고 두문불출해 의장직 자격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갖은 논란과 잡음 사이에서도 의회 본연의 임무인 감시와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묵묵히 의정활동을 펼치는 의원들도 있었다.

지난달 열린 정례회서 대전복지재단의 불용액 허위보고를 짚은 손희역 의원, 졸속 행정으로 허 시장의 실책으로 꼽히는 ‘LNG발전소 건설’ 저지에 힘쓴 김인식 의원, 시 보조금을 지원받는 일부 시민단체의 잘못된 행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김소연 의원 등이다.

또 의정활동 성과를 통계수치로 보면 ▲정책간담회 41회 실시 ▲행정사무감사 시 제7대 의회 1년 370건 지적 대비 517건으로 40% 증가 ▲5분 자유발언 40건으로 7대 14건 대비 186% 증가 등의 성과를 보였다.

이 같은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음에도 시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곱지 못한 것은 앞서 언급된 몇몇 의원 개개인의 도덕적 해이 등 부적절함과 더불어민주당 일당 독점에 가까운 8대 의회의 구조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정가에서는 앞으로 시의회가 남은 3년의 의정에 있어서 자평이 아닌 시민 모두에게 ‘긍정적인 존재감’을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여당 독점의 구조적인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의 의원 개개인의 인식전환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이날 김 의장은 현재진행형인 대전시티즌 부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이다. 민감한 사항이므로 ’노코멘트‘하겠다”라며 굳게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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