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25)] 외국 공관장들에게도 ‘세일즈 외교’ 강력 주문
[기획연재(25)] 외국 공관장들에게도 ‘세일즈 외교’ 강력 주문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6.22 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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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관에 외국 자본 투자유치, 첨단기술 도입 등 엄명
2018년 3월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 모습.
2018년 3월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 모습.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대사님 계세요?”

2019년 1월 말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관으로 전화할 일이 있었다.

“안 계세요. 타슈켄트 들어가셨어요.”

“그렇군요. 그럼 언제 오시나요?”

“잘 모르겠어요. 이번에는 오픈티켓으로 가셨어요.”

대사관 여직원과의 대화에서 ‘이번에는’과 ‘오픈티켓’이란 어휘가 유독 크게 들렸다. 그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벽두. 비탈리 편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는 한 달 이상 서울 한남동 공관을 비웠다. 본국으로 들어가 연일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아마 2019년 역시 비슷한 일정이리라 짐작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각오하고 돌아올 비행기조차 예약하지 않은 모양이다.

2018년 3월쯤 한국으로 돌아온 비탈리 편 대사를 만났다. 본국에서 어떤 회의가 계속됐는지 궁금했다. 그는 긴장된 목소리로 이렇게 답변했다.

“대통령께서는 지금 국가경제를 위해서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공관장 회의에서 대통령께서는 국가경제가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우리가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 여러 차례 명확하게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각국 대사들에게 투자 유치와 관광객 유치에 최선을 다하라는 엄명을 내리셨지요”

구체적인 이야기는 피했지만 할당된 목표치도 제시된 것 같았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건 대사들에게 ‘1인 3지역 책임제’가 주어졌다는 대목이었다. 즉, 대사들에게 우즈베키스탄의 12개 주와 수도 타슈켄트 그리고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에 대한 경제 활성화를 맡기면서 대사 한사람 당 3개 지역씩 분담했다는 애기였다.

그러면서 그는 수도 타슈켄트와 페르가나주 그리고 카라칼파스크스탄 자치공화국이 자신의 책임지역이라고 부연했다.

비탈리 편 대사는 2018년 1년 내내 분주했다. 그 결과 여섯 차례나 직항 전세기를 띄워 관광객과 경제사절단을 본국으로 보냈다. 그중에는 자신의 담당 지역인 페르가나주와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으로 떠난 의료봉사단도 포함됐고, 히바와 부하라를 거쳐 사마르칸트와 타슈켄트 일정까지 소화한 대규모 관광단도 포함됐다.

“투자 정책 강화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해외 공관들은 외국 자본의 투자 유치와 첨단 기술 도입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취임사 일부다. 그는 취임사가 곧 국민과 했던 첫 약속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가 취임사를 통해 공약했던 모든 내용들을 빈틈없이 실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외국 공관장들에게 주문한 ‘세일즈 외교’ 엄명 역시 같은 맥락,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성공적이었다. 집권 1년차 때보다 많은 국가로부터 투자 유치가 확정되거나 진행 중이고, 관광객 수도 2017년 260만명보다 두 배가 늘어 530만명을 기록했다.

*자료조사 및 번역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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