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33)] 집권 2년차로 이어진 중앙아 역내 역할
[기획연재(33)] 집권 2년차로 이어진 중앙아 역내 역할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7.02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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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우즈벡 답방… 역사적 사건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2018년 한 해도 중앙아시아의 시계는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돌았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타지키스탄과 세 차례, 투르크메니스탄과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중앙아시아 평화 운전자로서의 가속 폐달을 밟았다.

그밖에도 키르기스스탄과는 취임 첫해의 국경문제 해소를 발판으로 2018년에는 양국 합동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등 실질적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또 카자흐스탄과도 ‘우즈베크-카자흐의 해’ 선포식을 갖는 전통적 우호 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켰다.

카리모프 시대 때는 볼 수 없었던 뉴스가 일상처럼 봇물을 이뤘다. 이웃 국가 대통령과 만나는 사진이 자주 등장했고, 예전에는 금기시됐던 이웃 국가 대통령에 대한 찬사도 빈번하게 쏟아졌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8년 첫 공식 방문국으로 타지키스탄을 택했다. 2017년 4월, 25년 만에 하늘길을 재개한 성과가 컸지만 아직 양국 대통령의 수인사는 없었다. 그런 만큼 2018년 3월9일 치러진 양국 정상회담은 다른 그 어느 만남보다 따뜻하고 진지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에서 또 다른 역사 한 편을 썼다. 2011년부터 운항이 중단됐던 양국 간 철도 운항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점이 그것으로, 나란히 열차 개통식에 참석한 두 정상의 모습은 TV로도 생중계돼 양국 국민에게 직항 재개 이상의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첫 정상회담을 기념하며 양국 간 민간교류 확대를 위해 30일간의 무비자 제도도 개시했다.

이후 8월에는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답방도 추진됐다.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은 17년 만의 일이었다. 그만큼 두 나라는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를 두고 우즈베키스탄 언론들은 일제히 ‘역사적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력과 화해 협력의 손짓이 없었다면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은 훨씬 뒤로 미뤄졌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CIS 정상회의, 상하이협력기구, 일대일로 등 여러 국제회의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을 적극 만나며 이 지역의 평화 정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CIS 정상회의, 상하이협력기구, 일대일로 등 여러 국제회의를 통해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을 적극 만나며 이 지역의 평화 정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며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에게 외국 원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 훈장을 수여했다. 그리고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 정상은 타지키스탄의 자라프샨강 수자원을 이용한 320MW급 수력발전소 2기를 공동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다운 실리적 외교였다.

그로부터 한 달 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타지키스탄을 다시 방문했다.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두샨베에서 개최된 CIS 정상회담 참석을 겸한 자리였다. 이를 계기로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에게 줄 선물 하나를 준비했다.

수도 듀산베의 대표적 공원에 알리셰르 나보이의 동상을 건립한 것. 두 사람은 동상 제막식에 참석해 ‘다투지 말라, 우정을 나누라’ 했던 나보이의 600년 전 가르침을 가슴에 다시 새기며 어두웠던 지난시기를 반성했다.

2018년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협력 문제에 집중한 해이기도 했다. 2017년 3월과 5월 미르지요에프 대통령의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2018년 4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그의 방문에 맞춰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타슈켄트에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 이름을 딴 아슈하바트 공원을 개장했다. 그리고 공원 내에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상징하는 전통 문양과 말을 소재로 한 조형물, 분수 등을 함께 조성해 화해와 협력 국면으로 들어선 양국 간 우의를 한층 두텁게 만들었다.

또 두 정상은 우즈베키스탄의 서부 지역인 호레즘의 우르겐치 지역을 방문해 ‘우즈베크-투르크메니스탄 우정의 집’ 개관식에도 참석했다. 그리곤 ‘우정의 집’에 전시한 투르크 민족의 오랜 유대 관계를 보여주는 유물과 2000여권의 투르크 민족서를 함께 보며 ‘우리는 하나’라는 연대감을 키웠다.

이후 2018년 8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다시 투르크메니스탄을 찾았다. 국제기금 IFSAS(International Fund for Saving the Aral Sea)가 마련한 아랄해 살리기 주요국 정상회의 참석을 겸한 자리였다.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이제 가족처럼 친근했다. 그렇지 않아도 우즈베키스탄에는 ‘한 번 만나면 아는 사이가 되고, 두 번 만나면 친구 사이가 되며, 세 번 만나면 가족처럼 된다’는 속담이 있다. 2년 사이 양국을 오가면 만난 것만 4차례 이상이다 보니 두 사람은 이제 눈빛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만했다.

*자료조사 및 번역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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