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35)] 경제개혁에 대한 자신감으로
[기획연재(35)] 경제개혁에 대한 자신감으로
  • 조철현 편집위원
  • 승인 2021.07.06 0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년~2021년 행동 전략… 국민에게 꾸준한 신뢰 받아

[뉴스봄=조철현 작가ㆍ본지 편집위원] 앞에서도 잠깐 소개했지만 2017년 11월22일 오전 9시 서울 신라호텔. 취임 후 첫 한국을 공식 방문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700여명의 한국 경제인들 앞에 섰다.

그리곤 2시간 동안 양국 간 비즈니스 포럼을 주도했다. 그는 힘찬 목소리로 우즈베키스탄의 변화 모습부터 설명했다. 그로부터 두 달 전 제72차 UN 총회 연설에서도 밝혔던 내용 그대로였다.

그의 연설 중 경제개혁 부분만 떼어내 요점을 추리자면 ▲외환 자유화 조치 ▲외국 투자 기업들에 대한 혜택 ▲규제 완화 ▲민영화 추진 등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의 힘과 역량은 금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국가발전을 위한 Strategy of Action(행동 전략) 목표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점을 주목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개혁은 우리 국민의 일상생활과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국민에게 꾸준한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가 강조한 Strategy of Action은 앞서 소개했던 ‘2017년~2021년 행동 전략’이다.

2016년 9월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부터 구상하고, 이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경제정책을 대통령 당선 뒤 다시 손질했던 경제 활성화 전략. 그리곤 2016년 12월14일 취임사에서 줄기를 밝힌 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2017년 2월 초까지 완성한 ‘2017년~2021년 행동 전략’은 우즈베키스탄 모든 공직자에겐 일종의 개혁 바이블이었다.

그 내용을 한국 경제인들에게 자세히 소개하며 그는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즈베키스탄의 향후 5년 행동 전략은 이미 IMF와 세계은행, EBRD 같은 국제 금융기관들도 인정한 실천 가능한 내용들이고, 상당 부분은 벌써 실행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17년 1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한-우즈베크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7년 1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한-우즈베크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타고난 연설가였다. 중간중간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뢰의 표시였다. ‘당신의 개혁 방향을 믿는다’는 신호였다. 특히 인권신장과 사법시스템 개혁, 의료와 교육 등 사회 분야의 전면적 개혁으로 국민이 좋아하는 정부, 국민이 믿고 따르는 정부가 되고자 노력하겠다는 대목에선 한층 더 우렁찬 박수소리가 터졌다.

연설 도중 그는 청중석에 있던 고위 공직자 한 사람을 불러일으켜 세웠다.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앞서 미리 들어와 있던 우즈베키스탄 실무 책임자 중 한 사람이었다.

“한국에 와서 어떤 실적이 있었나요?

그의 질문이 동시통역기를 타고 장내로 흘렀다.

“현재 논의 중입니다. 아마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걸로 믿고 있습니다”

벌떡 일어나 섰던 공직자가 당황하며 답변했다.

“저는 며칠 뒤 돌아갑니다. 그렇다면 저와 함께 돌아갈 생각 마십시오. 구체적인 실적이 있을 때까지 계속 한국에 남아 일 보세요. 한 달을 더 있어도 뭐라 하지 않을 테니까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진지한 조크에 장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앞줄에 앉았던 김동연 경제부총리(당시)와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당시)도 긴장을 풀고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단상의 우방국 대통령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날 포럼 현장을 함께 지켜봤던 송영길 당시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몇 개월 뒤 다시 만난 필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2018년 5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미르지요에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비즈니스 포럼과 청와대 만찬 등을 통해 몇 차례 만났는데, 그때마다 그의 탁월한 리더십과 국가 발전을 위한 열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 사상 처음으로 ‘국민을 섬기는 정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정신으로 다양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우즈베키스탄 경제에 새로운 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고 있다고 본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자국 국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은 우리를 키워주신 분들이다. 국민은 우리를 지지해주신 분들이다. 국민은 우리를 신뢰하고 지도자로 선출해주신 분들이다.’ 이번에 만났을 때도 그가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자료조사 및 번역도움 : Michael Cho(KOSMETA 유라시아 팀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